하와이의 일부 해변이 노숙자들의 해방구가 됐다. 20여㎞에 이르는 오아후섬 와이아나에 해변이 1000여명의 노숙자가 쳐놓은 텐트<사진·뉴욕타임스>에 점령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와이아나에 해변뿐 아니라 하와이 관광의 대명사인 와이키키를 포함한 호놀룰루의 몇몇 해변에도 노숙자 수백명이 ‘불법 캠핑’을 하고 있다. 보다 못한 주 정부가 해변에서 노숙자를 몰아내기 위해 전담 공무원까지 배치했으나 쫓겨난 노숙자들이 다시 몰려들곤 해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노숙자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역설적이지만 경제 호황 때문이다. 지난 2년간의 활황으로 하와이는 미국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덩달아 오르면서 문제가 생겼다. 와이아나에 해변의 경우, 200~300달러 하던 월세가 1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대부분 저소득층인 이곳 원주민들이 집세를 내지 못하고 짐을 싸 해변으로 몰려든 것이다.
최근 가족과 함께 아이아나에 해변 텐트촌에 살림을 차린 앨리스 그린우드(Greenwood· 여·60)는 “월세 300달러짜리 집에서 30년을 살았는데 집이 팔리고 말았다”며 “해변밖에 올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