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8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미 생가를 찾았다. 서울시장에서 물러나 잠시 쉬었다가 대선을 염두에 둔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직후였다. 이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대학 다닐 때는 박 전 대통령의 한·일 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던 운동권이었지만 현대건설에 입사해서야 박 전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됐다”며 “한반도 대(大)운하는 제2의 경부고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 뒤로도 “박정희 시대처럼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가의 무너진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젊었을 때부터 박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 지난 10월 유럽 방문 때는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 박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계속 쓰고 다니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전 시장이 ‘박정희 리더십’을 그대로 수용하자는 입장은 아니다. 그는 “박정희 리더십이 21세기에 꼭 맞느냐는 것에 대해선 견해가 다를 수 있다”며 “긍정적인 것을 찾아내 미래의 새로운 리더십과 결부시켜서 잘 해나가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전 시장의 측근 의원은 “걸출한 지도자인 박 전 대통령을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형 리더십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