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복이 태권도복인 줄 알았다는 그녀. 미래의 남편이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로 눈물을 흘리던 그 때 즐겁게 해외여행을 하고 있었다는 그녀. 유도선수라 남편이 조금 무서웠다는 그녀가 이제 금메달 유도선수의 부인이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장성호의 부인 김성윤씨. 전날 14시간의 비행끝에 도하에 온 김씨는 결승전 내내 서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두손을 모으고 기도하듯 경기를 본 김씨는 한판으로 금메달이 확정되자 그제사 두팔을 치켜들고 환호했다. 취재진에 싸여 인터뷰를 할 때도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했다.

이제 결혼 1주년을 보름 남긴 새색시다. 그러나 말이 결혼 1주년이지 둘이 같이 지잰 건 거의 100일 정도 밖에 안된다. 남편이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바로 선수촌에 입촌, 주말에나 집에 오는 주말부부였기 때문이다.

처음 친구 소개로 장성호를 만나 얼굴이 잘 생겨서 계속 만났다는 김성윤씨는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유도가 레슬링 같은 것인줄 알았고, 유도복을 태권도복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젠 누구보다 유도를 잘안다.

덕성여대 심리학과를 나와 성균관대 아동심리학과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올해 박사과정에 들어가려했으나 남편의 아시안게임 준비를 돕기 위해 포기했다. 항상 홍삼과 가시오가피를 달여 먹인 김성윤씨는 남편이 올림픽에도 욕심을 낸다고 하자 "계속 잘 내조해야죠"라며 밝게 웃었다.

시상식이 다가오자 가방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꺼냈다. 사진을 좋아하는 남편이 경기모습을 찍으라고 직접 세팅까지 미리해놓고 줬다고. 그러나 경기는 찍지 못해 시상식이라도 찍어야겠다며 관중석 하단으로 서둘러 내려갔다.

(스포츠조선 도하=권인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