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를 놀라게 한 영화는 달랐다.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만남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게 했다.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수입 유레카 픽쳐스)는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하는 판타지 대작이다. 기존의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시리즈 등과는 다른 기괴한 상상력과 현실적인 캐릭터가 충돌하면서 오묘한 색채를 지녔다. 물론 메가폰을 잡은 '헬보이', '블레이드 2'의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범상치 않은 연출력과 구체적인 스토리로 관객들의 부푼 기대에 화답했다.

스페인 내전이 종식된 지 5년이 흘렀다. 하지만 1944년의 스페인은 정부군과 반란군의 대립이 지속된다. 동화책 속 세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 꿈 많은 소녀 오필리아(이바나 바쿠에로)는 만삭인 엄마와 함께 군인인 새아버지의 저택으로 이사를 간다. 그러나 냉정하고 잔인한 새아버지는 오필리아를 못마땅해 한다. 또 저택을 둘러싼 숲도 기이한 분위기를 연출해 오필리아는 쉽게 잠을 못 이룬다.

이런 찰라에 곤충의 모습을 한 요정이 나타난다. 그리고 오필리아는 요정의 손에 이끌려 미로로 들어간다. 바로 그곳에서 기괴하고 거대한 요정 판(더그 존스)을 만난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그녀가 지하왕국의 공주였으나 인간세계로 나왔다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 공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 미션을 제안한다. 그 미션은 용기와 인내, 희생에 관한 불가능한 모험들이다. 이를 위해 오필리아는 미션의 힌트가 그려지는 마법 동화책과 어디든 그리는 대로 문이 생기는 마법 분필, 충실한 안내자인 요정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독특한 캐릭터의 향연과 눈길을 사로잡는 특수효과, 상상속의 동화가 현실로 펼쳐지는 '판의 미로'는 30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