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div style="text-align:center"><a href=http://bookshop.chosun.com/Product/KidsDetail.libro?goods_id=0100006867536 target=`_blank`><img src=http://health.chosun.com/wdata/photo/news/200510/20051024000007_01.gif width=110 border=0></a><

"엄마, 관계가 뭐야?" 하고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면 이 그림동화를 떠올려도 좋겠다. 시인 안도현이 어른들을 위해 쓴 동화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그림책으로 펴냈다.

동화는 "갈참나무에서 도토리 하나가 땅에 떨어졌습니다"로 시작된다. 혼자가 된 도토리는 캄캄한 밤이 무섭고 춥기만 한데, 이 가여운 도토리를 갈참나무 낙엽들이 포근하게 품어준다. "걱정하지 마. 지금부터 우리가 너를 지켜줄게." 가을이 무르익어갈수록 위험은 더욱 커져만 간다. 사람들이 갈참나무를 장대로 털어 도토리들을 주워가는가 하면, 밤에는 들쥐들이 나타나 어린 도토리를 위협한다. 숨어 사느니 차라리 쥐들의 먹이가 되는 게 낫겠다며 절망하는 도토리에게 낙엽들은 꿈을 심는다. "너는 끝까지 살아남아야 해. 그래야 우리도 다시 태어날 수 있어."

자연의 순환 고리 안에서 서로 돕고 도와주며 태어나고 성장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섬세한 펜화로 담아낸 그림책. 썩어가는 낙엽들의 품에서 편히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도토리가 몸이 찢기는 고통 속에 연둣빛 새싹을 틔워내는 장면에선 가슴이 다 뭉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