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는 조사가 있다. 조사를 통해서 문장을 구성하는 성분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고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을 드러낸다. 조사에는 '이/가', '을/를'과 같은 격조사도 있고 '는', '도', '만', '까지'와 같은 특수조사가 있다. 조사를 문맥에 맞게 바로 사용해야 글을 읽는 사람이 문장의 뜻을 정확하고 쉽게 알 수 있다.
조사 가운데 '의'가 있다. '의'는 글자 그대로 발음해도 되지만 [에]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되고 실제로는 [에]로 발음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에]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예 적을 때도 '에'로 적기도 하지만 발음은 [에]로 하더라도 적기는 '의'로 적어야 한다. 왜냐하면 조사 '에'가 따로 있고 '에'와 '의'는 뜻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는', '대표작 중에 하나로 꼽히는', '조사원 중에 한 사람이 말했다' 등은 '의'라고 해야 할 것을 '에'라고 잘못 적은 예들이다.
물론 '에'를 써야 할 자리에는 '에'를 적어야 한다. '너희들 중에 누가 가장 키가 크니?'라고 할 때에는 '에'를 바로 썼다. 이때는 '너희들 중에서 누가 가장 키가 크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즉, '에' 대신 '에서'를 써서 뜻이 같으면 이때는 '에'를 제대로 사용한 것이다. 이에 반해 '중요한 원인 중에서 하나는'과 같은 경우는 말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이라고 해야 한다. '그림의 떡'이니 '옥의 티'니 하는 말들도 '그림에 떡', '옥에 티'라고 적는 경우를 보지만 '그림의 떡', '옥의 티'라고 해야 옳다.
(김세중·국립국어원 국어생활부장)
입력 2006.11.0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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