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고 그렇게 일러도 아이들은 야채를 싫어한다. 이때는 맛있는 야채튀김을 만들어 주자. 그것도 일식(日食)집에서 나오는 바삭바삭한 맛이 나는 것으로.
집에서 만든 튀김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밀가루에 있다. 밀가루에는 글루텐(gluten)이란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수분을 흡수해 사슬을 만든다. 밀가루 반죽을 할수록 탄력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제비를 할 때야 좋지만 이 상태로 튀김을 하면 바삭함은커녕 물컹한 수제비 튀김이 돼 버린다.
일단 튀김옷에 사용할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이 적은 박력분을 사용한다. 아니면 밀가루에 녹말이 함께 들어 있는 튀김가루를 사용해도 좋다. 튀김가루가 밀가루보다 좋은 점은 그 안에 베이킹파우더, 즉 탄산수소나트륨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베이킹파우더가 열을 받으면 튀김을 부풀게 하는 이산화탄소 기체가 나온다. 튀김옷을 만들 때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나 맥주를 쓰는 집도 있는데, 역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그래도 남아 있는 글루텐을 억제하기 위해선 온도를 낮추면 된다. 단백질은 낮은 온도에선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튀김가루를 미리 냉동실에 넣어 두거나 튀김옷을 만들 때 얼음물을 사용하면 된다.
밀가루나 튀김가루를 잘 선택했다 하더라도 튀김옷을 만들 때 젓가락질을 많이 하면 말짱 헛일이다. 수제비 반죽을 할 때 손으로 많이 치댈수록 쫄깃해지는 것처럼 튀김옷에 젓가락질을 많이 해도 글루텐 사슬이 형성된다. 일식집 요리사들은 여기저기 덜 녹은 튀김가루 덩어리가 있는 상태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다 튀긴 튀김을 체에 넣고 탁탁 쳐주면 남아 있는 수분이 빠져 바삭거림이 오래 간다. 키친타월 위에 놓는 것도 같은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