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어요." '버터 왕자'가 담담한 웃음을 보인다. 마치 남의 일인양 얘기한다.
5집 '더 발라드'를 발표한 가수 성시경. 톱 가수들의 동시 컴백 속에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짧게 소감을 말한다.
◆20대의 마지막 앨범
무엇이 성시경을 무디게 만든 것일까. "음반 시장이 가장 좋을때도 경험해 봤고 너무 안팔려 우울해도 봐서 그런지 아무 느낌이 없어요.
다만 제 노래를 좋아해 주는 분들에게 고맙다는 생각 뿐이에요" 하지만 5집 타이틀곡 '거리에서'가 성공할 것이란 확신은 있었다.
"처음 데모를 듣는 순간 타이틀 곡이라 생각했어요. 한참 연예중인 (윤)종신이 형이 어떻게 이런 곡을 썼는지 모르겠어요."
고민도 있다. '거리에서'가 육성과 가성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만큼 라이브로 소화하기 쉽지 않다는 것.
따라서 이번 음반의 활동 기간에는 특히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쓸 예정. 앨범의 수록곡은 총 16곡. 곡 수가 많은 것에 대해 "20대의 마지막 앨범"이란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일본 열도가 움직이고 있다
5집과 동시에 일본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릴 콘서트가 연속 매진된 것.
지난 3월 일본에 첫발을 내디딘지 8개월만에 인기에 탄력이 붙은 것. 이번 공연에 맞춰 일본에서 베스트 앨범도 출시한다.
그 동안의 히트곡과 국내 미발표곡인 드라마 '봄의 왈츠'의 삽입곡인 '계절이 돌아오듯이'의 한국어 및 일본어 버전을 수록할 예정.
"많은 일본 팬이 좋아해 줘서 신기해요. 하지만 성급하게 해외 진출의 폭을 넓히기 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만 응해주고 국내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가올 30대,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성시경은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 우선 대학원생으로 꼬박꼬박 수업에 들어가야 하고 음반 활동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여기에 매일 자정 FM 라디오에서 DJ까지 맡고 있다.
특히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 DJ. "너무 행복해요. 라디오가 전해주는 따뜻함,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이 더욱 빠져들게 하는 것 같아요. 청취율이 더 높게 나왔으면 하는 욕심도 있고요."
성시경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내년에 대학원을 마치면 군대를 갈꺼에요. 그 뒤 유학을 떠나 하고 싶었던 공부에 몰두하고 싶어요. 그리고 돌아오면 앨범을 내고 여러 가수들에게 곡도 주겠다는 것이 현재의 계획"이라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5집은 성시경이 처음으로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선곡부터 디렉팅, 가사, 자켓촬영, 뮤직비디오까지 전반적인 앨범 작업을 직접 진행했다. 그것은 다가올 30대를 준비하는 그만의 준비과정이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