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노예무역'이 더욱 번창해, 전 세계적으로 노예 1200만명이 존재하며 노예 시장 규모도 연간 100억 달러(약 9조4460억원)에 달한다고,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에단 캡스타인 교수가 미국의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스' 11·12월호에 기고했다.

◆21세기 노예무역의 실태

국제노동기구(ILO) 집계에 따르면, 21세기 노예들은 아시아·아프리카·동유럽 등 모두 127개국 출신. 인신매매된 뒤에는 아시아·서유럽·북미·중동 등지 137개국에서 착취당한다. 80%가 여성이고 50%는 18세 미만이다. 43%는 성(性)노예로, 32%는 무보수의 하인·가정부·건설 노동자·낙타 경주 기수(騎手)로 전락한다.

대부분 "외국에 가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팔려가는 21세기 노예의 평균 가격은 1만2500달러. 세계화 덕분에 '운송 비용'이 싸져 남북전쟁 당시 미국 내 흑인노예 가격보다도 싸다. 이런 식으로 매년 60만~80만명이 새로 노예가 된다.

◆관련국 공개 망신 주고 경제 제재해야

캡스타인 교수는 "노예무역 방조 국가에 망신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의 명성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 가령 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미얀마를 성노예 수출국으로 규정해 압박하자, 미얀마 군사정권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또 "노예 수출국에 경제제재를 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노예 수출국 상당수가 '대(對)테러 전쟁'의 필수 동맹국(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이거나 강대국들(중국·러시아·인도)이어서, 제재를 주도해야 할 미국조차 '직언(直言)'을 못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