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푸른 눈'이 사라지고 있다.
20세기 초까지는 미국인 절반의 눈동자가 푸른색이었다. 그러나 '푸른 눈'은 20세기 중반 3분의 1로 줄었고, 현재는 전체 인구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이는 시카고 로욜라대 연구 결과를 인용, 보스턴 글로브 신문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벽안(碧眼)이 줄어든 첫째 원인은 푸른 눈이 유전적 열성인자이기 때문. 인종간 결혼이 늘며 자연스레 벽안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인구의 80%가 같은 인종끼리 결혼했던 20세기 초엔 영국·아일랜드·북유럽계 사이에 푸른 눈이 유전됐다. 20세기 중반이 되자 사람들은 인종이 아니라 교육수준에 따라 배우자를 선택했고, 갈색 눈이 푸른 눈을 대신하게 됐다.
로욜라대 연구책임자 마크 그랜트는 "20세기 이래 보건기록을 검토한 결과 결혼 패턴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라틴아메리카·아시아 출신 이민자 증가도 '벽안의 몰락'에 한몫 했다. 1950년대까지 미국인 10명 중 9명이 백인이었지만 현재는 3명 중 2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문화적 변화가 뒤따랐다. 유럽에서 여성의 흰 피부와 밝은 눈동자 색은 다산과 미의 상징이었고, 마릴린 먼로 스타일의 '섹스 심벌' 대부분은 푸른 눈의 백인 여성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뉴욕 '포드 모델' CEO 케이티 포드는 "광고 모델은 '보통 사람'을 이상화한 형태"라며 "요즘 광고주들은 옅은 갈색(honey-colored) 피부와 갈색 머리카락, 녹색·갈색 눈동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컬러 콘택트렌즈 판매량도 변화했다. 미 최대 콘택트렌즈 판매사 '1-800-콘택츠'는 "지난 4년간 푸른색 렌즈 매출은 53%에서 45%로 준 반면, 갈색은 8%에서 15%로 늘었다"고 밝혔다.
입력 2006.10.2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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