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래, 나 몰라? 나 이대 나온 여자야!"

허구와 현실의 괴리일까. 최근 개봉한 영화 '타짜'에 특정 학교가 실명으로 등장한 것을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에 이화여대 관련 발언이 나와 이대 학생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극중 도박설계사로 등장하는 정 마담(김혜수)이 도박장에 들이닥친 경찰에게 강제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이대생 박미란씨(22)는 "죄를 지어 당연히 끌려가야하는 상황에서 출신 학교를 왜 밝히는지, 그런 대사가 굳이 들어가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저 흘려듣기에는 너무 직접적인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이대에 재학 중인 김유진씨(24)는 "그 대사는 여자대학 출신을 비하하는 발언이나 다름없다. 잠시 스쳐가는 장면이었지만 불쾌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홈페이지의 사이버 커뮤니티에서도 '엄연히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니 학교 차원에서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통해 특정학교를 등장시킨 것은 '타짜'가 처음이 아니다.

최 감독의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에서 극중 창혁(박신양)이 보석방 사장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자신이 고대를 나왔기 때문에 인맥이 넓고, 보석방 사장과 같은 학교 출신임을 강조하는 장면이 나온다.

'범죄의 재구성' 개봉 직후 고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 사이에 '학벌주의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이해할 수는 있지만 특정학교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불쾌하다'는 여론이 조성된 바 있다.

최 감독의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선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에서 고려대와 이화여대가 각각 실명으로 거론된 데 대해 세간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전략이 아니냐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