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100만부가 넘게 팔린‘마시멜로 이야기’의 실제 번역자가 정지영 아나운서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출판계에서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둘러싸고 대리번역 소문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정 아나운서측은 부인해왔다.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는 11일 번역가 김모씨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리번역을 조건으로 내가 ‘마시멜로 이야기’를 번역했다”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국내외 대학·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일반기업에서 간부로 일했으며,지난 2000년부터 전문번역자로 활동해 왔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12일쯤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으로 나간다는 조건을 달고 매절당(200자 원고지 1장당) 3500~4000원 선에 번역계약을 했다”며 “당시에는 번역자를 누구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판사 측에서) ‘마시멜로’가 저작권료를 많이 준 작품이어서 마케팅상 유명인사를 내세워야겠다는 얘기는 했다”며 “그래서 자기계발이나 성공학 쪽의 전문가를 내세울 거라 생각했는데 출판 직전에 번역자를 정지영 아나운서로 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씨는 “대리번역을 비밀에 붙이기로 한 조항이 계약서에 있었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있고 이제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얘기가 나오고 있어 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번역경험이 없는 정 아나운서가 솔직하게 ‘잘 아는 전문번역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얘기했다면 더 아름답고 겸손하게 보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고 오마이뉴스는 보도했다.
김씨는 “1만부나 나갈까 싶었지 이렇게 많이 팔릴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 아나운서 개인의 이미지가 (책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고,(정 아나운서를 내세운) 출판사의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지영 아나운서의 소속사측은 인터넷 신문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바로 모든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출판사측도 대리번역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대리번역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마시멜로 이야기’는 올 상반기 내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100만부 이상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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