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해수욕장의 변신'이 윤곽을 드러냈다. 부산시가 광안리해수욕장에 설치하는 '바다·빛 미술관 프로젝트'가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최근 시연회를 갖는 등 광안리 바다·빛 미술관 프로젝트의 윤곽이 잡혔다"고 2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40억원을 들여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세계적 디지털 아트 작가 6명의 작품을 설치하는 것.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고(故) 백남준 선생을 비롯, 얀 카슬레, 샤를 드 모, 제니 홀처, 장 피에르 레노, 심문섭씨 등이다.
부산시가 최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이들 작품 설치 시연회를 가지면서 이 프로젝트의 내용이 가시화됐다. 부산시 문화정책팀 정정석 담당은 "현재 시연회에서 안전성의 문제 등 지적된 사항을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오는 20일쯤이면 설계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확정된 '바다·빛 미술관'의 전모는 이렇다. 백남준 선생의 작품과 사람 키를 넘는 크기의 대형 글자를 백사장과 바다 위로 비추는 제니 홀처의 '디지털 빛의 메시지'는 광안리 중앙인 수영구문화회관 앞 부분에 자리한다. 둥그런 원에 손잡이 달린 열쇠고리 모양의 조형물 위로 안개 분수와 빛이 어우러지는 심문섭의 '섬으로 가는 길'은 수영구문화회관 앞 바다 광안대교 앞에 설치된다.
세계적 디지털 아트 작가 12명의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 선보일 샤를 드 모의 '영상 인터랙티브'는 돛단배 모양의 조형물과 함께 백사장 동쪽 끝 위에, 중국 자금성과 파리 퐁퓌드 광장에 설치된 것과 같은 장 피에르 레노의 조형 작품인 '생명의 원천'은 백사장 서쪽 끝 방파제 위에 각각 자리한다. 하늘 높이 치솟은 뒤 아래로 퍼져 내리는 불꽃을 닮은 얀 카슬레의 '은하수 바다'는 백사장 호안을 따라 설치된다.
시연회에선 실제 작품의 모사품들이 예정 장소에 자리를 잡고 시험 가동을 했다. 부산시측은 "시연회에서 수영구문화회관 앞 호안도로의 20m 구간에 시험 설치된 '은하수 바다'가 불을 켜자 '환상적이다' '멋지다'는 참관자 30여명의 탄성이 쏟아지는 등 이 미술관이 성공적일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20일쯤 이 프로젝트 설계가 완성되면 곧 바로 설치 장소 마련 등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해당 작가들은 실제 작품 제작에 돌입하게 된다. 작가의 작품들은 오는 12월 초쯤이면 부산으로 들어와 설치 작업에 하게 된다.
부산시 김준섭 문화예술과장은 "오는 연말이면 광안리해수욕장이 세계적 빛·디지털 미술관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며 "광안리는 이제 단순히 피서만 하는 해수욕장이 아니라 예술과 품격이 함께 숨쉬는 휴양지로 부산의 새로운 명물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