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창가에서', '텔레파시', '선녀와 나무꾼' 등등.

곡명만 들어도 머릿속에 스쳐가는 영상이 있다. 짙은 검은색의 선글라스를 끼고 두 명의 멤버가 다리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것. 그만큼 도시아이들이 우리에게 남긴 기억은 컸다.

80년대 후반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도시아이들이 돌아왔다. 지난해 김창남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그의 파트너였던 박일서가 박봉해와 새롭게 짝을 맺고 도시아이들로 컴백한 것.

단지 예전의 명성에 무임승차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박일서는 "다른 팀명도 생각해 봤지만 김창남씨가 고인이 되기 전 팀을 다시 만들자는 약속을 생각해 도시아이들로 결정했다. 유족들 역시 흔쾌히 허락해 줬다"고 말한다.

세월이 흐른 만큼 도시아이들의 음악도 변했다.

예전에 도시아이들의 음악을 좋아하던 팬들이 좋아할 만한 성인 취향의 곡이 주를 이룬다. "새 멤버인 박봉해씨가 트로트를 전공한 만큼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졌다. 최근 트로트가수들이 빠른 곡을 부르기도 하지만 팬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전국민이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부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타이틀곡은 '연적'. 일본 TV드라마 '다케돔보'의 OST로 호리우치 다카오가 불러 빅히트한 곡에 박일서가 가사를 붙였다.

곡의 스타일은 러브 발라드로 두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삼각 관계가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이 밖에 라틴 리듬의 댄스곡 '입술', 하드 포크의 '비극은 없다', 이미자의 데뷔곡을 리메이크한 '열아홉 순정' 등 수록된 10곡 모두가 각기 다른 장르색을 띠고 있다.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 위원장으로도 맹활약하고 있는 박일서는 이번 앨범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많은 분들이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빠른 곡을 많이 원한다. '달빛 창가에서'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것처럼 새롭게 태어난 도시아이들이 이런 노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