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찾기 힘들다
태백의 웬만한 숙박시설에는 에어컨이 없다. 물론 선풍기도 찾기 힘들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간단하다. 덥지 않기 때문이다. 태백의 여름 평균 기온은 19도다. 올해 30도를 넘는 날씨는 딱 두 번 있었다. 해발 650m의 고지대다. 긴 팔을 입지 않고는 밤에 견디기 힘들다. 고지대 훈련은 지구력을 향상시킨다. 산소가 적기 때문에 산소 운반능력과 젖산 완충능력을 향상시켜 전신지구력을 증가시킨다. 마라톤 간판스타 이봉주는 해발 1000m가 넘는 중국 쿤밍에서 정기적인 훈련을 하고 있고, 북한의 여자마라토너 정성옥 함봉실 역시 개마고원에서 훈련한다. 태백은 한국의 유일한 고지대다.
▶사방이 산이다
태백산맥을 끼고 있는 태백은 사방이 산이다. 때문에 완만한 오르막이 끝없이 이어지는 크로스컨트리 코스가 여러개 있다. 천혜의 체력훈련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1330m 함백산 중턱에 태백분촌이 있다. 아스팔트 도로와 산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접근성도 용이하고, 훈련량에 맞게 코스를 조절하기도 쉽다.
게다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방이 산으로 막혀 있어 '딴 마음'을 먹을 수 없다.
▶부실한 태백분촌
태백의 전지훈련 효과는 나라가 인증했다. 지난 96년 태릉선수촌 태백분촌이 생겼다. 태백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태백으로 여름나기를 하는 대표팀 수가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시설은 단촐하다.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 하나만 있다. 간이 실내체육관과 소규모의 체력단련실만이 있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다. 과학적인 관리는 불가능하다. 태백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태백분촌의 확대가 절실하다.
(태백=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