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나 고래는 지능이 높고 동료애도 진합니다. 포경선들이 작살을 쏘거나 참치 그물로 가두기라도 하면 위험에 처한 가족 또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작살에 연결된 줄과 그물을 물어뜯기도 합니다."
'아주 특별한 동물 별 이야기'(사이언스북스)를 낸 김소희(31)씨는 동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렀을 '인터넷판 동물의 왕국' 원장이다. 그는 동물에 대한 새로운 소식과 유용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웹사이트 '애니멀 파크'(www. animalpark.pe.kr)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엔 현재 6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하루 방문자수가 3000명이 넘는다. 2003년엔 한국과학문화재단의 '대한민국 과학콘텐츠 대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책은 그 동안 인터넷에 올린 글 가운데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내용을 중심으로 새롭게 고쳐 썼다.
"부산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어요. 불가사리를 캐어 집에서 재우면서 '얘들이 춥지나 않을까' 싶어 뜨거운 물을 끼얹었다가 죄다 죽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르기도 했지요."
집에서 거북이·개·열대어 등을 키우며 자랐지만 12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갈색 푸들을 2년 전 잃은 뒤엔 더 이상 동물과 함께 생활하지는 않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운영을 계기로 한때 반려(伴侶) 동물 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하기도 했지만, 정작 대학 땐 동물과 아무 관계가 없는 전공(숙명여대 가족자원경영학과)을 공부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도 먹고 자는 시간을 빼면 대부분의 시간을 자료를 찾는데 투여했습니다. 동물학·생물학에 관련된 서적은 원서를 포함,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책은 거의 다 섭렵했어요. 600권쯤 될 겁니다."
이 책은 100여 종 동물의 각종 행태를 사냥·가족·공존·우정 등의 주제별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수컷 황새가 날개를 펼쳐 알을 품고 있는 암컷을 땡볕으로부터 가려주는 모습, 찬물에 들어가기 싫은 북극곰이 얼음에 구멍을 뚫어 놓고 대기하다가 숨쉬기 위해 목을 내미는 물범을 낚아채는 장면, 까마귀가 호두 열매를 차도 위에 놓은 뒤 차 바퀴에 단단한 껍질이 으스러지면 알갱이를 집어 먹는 모습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김씨는 지금도 1주일에 한번은 과천 서울대공원에 들러 각종 동물들을 관찰하고 사육사와 얘기도 나눈다. "그냥 겉핥기 식으로 지나치지 말고 한 동물 앞에서 1~2시간씩 지켜보면 많은 걸 관찰할 수 있습니다. 새끼 늑대가 배가 고파서 울 때와 엄마 늑대를 찾을 때의 울음 소리가 다르다니까요."
'동물 칼럼니스트' 김씨의 바람은 동물과 인간의 따뜻한 만남이다. "동물들이 단지 냉혹한 약육강식의 법칙과 본능에만 충실한 '짐승'이나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생각할 줄도, 복잡한 감정을 느낄 줄도 아는 존재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입력 2006.08.1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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