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초월하는 굶주림 끝에 군화를 삶아 먹는 찰리 채플린. 허겁지겁이다. 구두 밑바닥의 못을 뼈다귀처럼 핥는다. 갓 지은 밥 한 그릇보다 맛있어 보이는 성찬. 웃음과 울음을 함께 불러일으키며 그의 이름을 후세에까지 기억하게 만든 명장면이다.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황금광시대'다.

알래스카까지 밀려든 '골드 러시(Gold Rush)' 열풍. '황금광시대'는 주인공에 대한 페이소스를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찰리 채플린 대표작 중의 하나다. 광맥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우리의 주인공은 동토(凍土)에 발을 딛는다. 하지만 찾아 온 손님은 기아와 추위. 우여곡절 끝에 기어들어간 살인범 블랙의 오두막, 그곳에서 만난 매케이는 예전에 금광을 본 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제비뽑기를 거쳐 블랙은 도움의 손길을 찾아 오두막을 나서고, 알래스카의 찰리는 난처한 상태에 빠진다.

'황금광시대'는 무성영화다. 찰리 채플린이 직접 해설과 배경음악을 나중에 집어 넣었다. 삶과 사회에 대해 비관적이었던 찰리 채플린은 사실 사회비판 영화를 만들 생각이었지만, 마지막에는 할리우드 상업주의와 타협했다. 영화는 채플린이 금광을 발견한 사람의 덕을 보고, 미모의 무용수를 품에 안고 행복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으로 맺는다. 아쉽다는 관객도 많지만, 대중을 고려한 결말이기도 했다. 1925년. 감독·주연 찰리 채플린. 원제 The Gold Rush. ★★★★☆(5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