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자동차다.
장난감, 곤충, 괴물, 물고기, 슈퍼히어로의 뒤를 잇는 픽사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주인공은 바로 빨간 레이싱 카를 비롯한 다양한 자동차들이다.
세계 최초의 장편 3D '토이 스토리'로 애니메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은 픽사의 최고 제작책임자 존 라세터가 자동차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직접 감독한 '카'. '토이 스토리' 이후 10년간 발전해온 3D 애니메이션의 기술을 또다시 진일보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는 성공을 꿈꾸는 신인 유망주 레이싱 카 '라이트닝 맥퀸'이 레이스 경기에 출전하러 가던 도중 66번 국도의 잊힌 마을에서 다양한 자동차들을 만나면서 겪는 여정을 그렸다.
언뜻 간단해 보이는 < 카>의 줄거리가 만들어지기까지 10여 명의 전문 스토리작가들이 4년 동안 플롯을 만들고 수정하면서 사용한 종이만도 5만 장. 이렇게 공들여 만든 이야기는 최첨단 3D테크놀로지를 통해 대형 스크린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정밀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한 쇼트는 '1 프레임'으로 애니메이션을 구성하게 된다. 각각의 프레임을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은 보통 6시간 정도. 복잡한 장면일 경우 프레임 하나에 무려 90시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애니메이션에서 동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위해서 최소한 1초에 24프레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 카>의 총 제작시간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픽사의 목표는 실사영화의 '사실성'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진짜 같다고 느끼는 '사실감'을 살리는 것.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실감' 있는 디테일을 표현하기 위해 애니메이터들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66번 국도를 여행하며 흙과 돌을 채집하고, 실제 레이싱 트랙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수십만 관중들의 다양한 표정과 고속으로 질주하는 자동차를 관찰했다.
라세터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한 가지를 두려워하는데 그것은 점점 우리가 자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을 다 바쳐 할 일을 원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종류의 영화를 만들기 원하고 다른 일을 하기 원한다." 지난 십 년 동안 3D 애니메이션의 신화적 존재로 굳게 자리 잡았음에도, 픽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컴퓨터 테크놀로지 개발에 도전하고 더 새로운 이야기와 더 치밀한 디테일을 추구하고 있다. 픽사의 도전과 집념을 오는 20일 확인할 수 있다.
1. 스토리보드 단계 - 캐릭터의 포즈를 간략하게 손으로 그린 상태. 어디에 이미지가 배치되고 구도가 어떻게 짜이는지 제시하는 청사진 역할을 한다.
2. 3차원 스캔 단계 - 스토리보드에 그린 캐릭터와 건물, 소품을 점토모형으로 만들어 3차원 스캔을 한다. 스캔한 이미지의 표면을 따라 선으로만 프레임을 그린다.
3. 색채표현 단계 - 주된 색조와 배경을 정하고 캐릭터를 구체적인 형태로 배경에 놓는다. 아직 그림자는 표현되지 않은 상태다.
4. 그림자 표현단계 - 명도를 최대한 올린 상태에서 캐릭터와 배경, 사물이 어떻게 지면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지를 표현한다.
5. 재질감 표현단계 - 광선추적기법을 사용해 차체의 표면에 반사되는 상을 그려 넣는다. 광택 있는 자동차 표면의 금속성을 표현했다.
6 마무리 단계 - 다양한 방향에서 온 빛을 고려해 음영을 완전하게 표현했다. 시간대에 맞는 태양광 방향에 맞게 세부적인 명암을 넣어 디테일을 살린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