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명.
그는 제임스 딘처럼 반항아 배우다.
깎은 머리에서만 반항적 느낌이 풍기는 것이 아니라 분노와 외로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도전하는 그에게서는 꿈틀거리는 열기가 느껴진다.
당연히 그는 아웃사이더다.
젠틀하고 매끈한 신사와는 거리가 먼,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그에게서 풍기는 야성의 냄새는 짙고 강렬하다.
반듯한 모범생이나 적당히 타협하고 살아가는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는 반항아인 만큼 그의 캐릭터는 늘 비극적 성격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천정명은 평범하고 달콤한 이야기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꽃미남 들과는 전혀 상반되는 분위기를 가진 그에게 살살 웃으며 여자 비위나 맞추는 역을 하라고 할 수는 없다.
그의 눈빛은 어딘지 불량하면서도 장난기가 어려 있다.
그래서 지배력을 가진 마초가 아니라 여성들의 모성애를 들이대며 자극하는 연하남의 분위기에 가깝다.
거기에 걸맞는 끈적한 관능의 매력 또한 천정명만의 색깔이다.
무뚝뚝하고 위악적인 표현 뒤에 엿보이는 순수함이 터프 가이의 전형적인 캐릭터라면 그는 여러 역할들을 통해 그것을 늘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최민수와 정우성 등으로 나타난 터프 가이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최민수가 차갑고 뜨거운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정우성이 공허한 눈빛의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을 보여주었다면 천정명은 섹시한 반항아라고나 할까.
(파티마 의원장, 성형미학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