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가장 피가 마르는 사람은 누굴까? 감독들은 경기 중 끊임없이 물을 들이켠다. 이번 32개 출전국 감독 중 17명이 조국의 지휘봉을 잡았고, 15명은 이방인이다.
◆브라질 파헤이라 감독 4개국 돌며 5번째 출전
브라질의 카를루스 파헤이라 감독은 1982년 이후 서로 다른 4개국을 이끌고 다섯 번째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쿠웨이트(1982),?AE(1990), 브라질(1994), 사우디아라비아(1998)에 이어 다시 조국 팀을 이끌게 됐다. 명암은 엇갈렸다. 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우승했지만 4년 뒤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 땐 중도에 잘렸다. 다섯 번째 출전은 2002년 중국 감독이던 보라 밀루티노비치와 타이 기록이다.
94년 카메룬 감독이었던 앙리 미셸 감독도 네 번째 출전이다. 98년엔 모로코, 이번엔 코트디부아르 감독으로 나섰다. 86년엔 고국 프랑스를 이끌었다. 네 번 중 아프리카 팀만 세 번이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대부' 불린다.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도 네덜란드(1998)·한국(2002)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선수로 못 이룬 꿈 이룬다…獨 클리스만 월드컵때 11골 성공
선수로도 월드컵에 출전했던 감독은 모두 10명이다. 그중 독일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단연 돋보인다. 10명 중 최다 월드컵 출장(3개 대회 17경기)에 최다골(11골)을 기록했다. 그 뒤를 14경기에서 5골을 넣은 브라질 출신의 지쿠 일본 감독이 잇는다. 우크라이나의 올레흐 블로힌(구소련·2골) 감독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일리야 페트코비치(구유고·1골) 감독도 선수로서 골맛을 봤다. 마르코 판 바스턴(네덜란드·4경기), 파베우 야나스(폴란드·6경기), 야코프 쾨비 쿤(스위스·2경기) 등은 골은 넣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리카르도 라볼페 멕시코 감독은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안았지만 정작 그라운드는 한 번도 밟지 못했다. 후보 골키퍼였기 때문이다.
◆'감독 사관학교'=네덜란드, 브라질 4명 배출
네덜란드와 브라질이 각 4명을 배출했다. 네덜란드 출신은 딕 아드보카트(한국)·히딩크·레오 베인하커르(트리니다드토바고) 그리고 자국의 판 바스턴 감독 등이다. 모두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브라질 출신도 자국의 파헤이라와 루이스 스콜라리(포르투갈)·마르쿠스 파케타(사우디아라비아)·지쿠 등 4명이다. 코스타리카의 알레샨드리 기마랑이스 감독은 85년 브라질에서 코스타리카로 귀화한 케이스다. 프랑스는 미셸(코트디부아르)·로저 르메르(튀니지)·레몽 도메네크(프랑스) 등 3명을 배출했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21명이고 남미8명, 북중미 2명, 아프리카 1명 순이다.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은 69세로 가장 나이가 많다. 98년 월드컵에서 70세였던 이탈리아의 말디니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최연소는 42.세인 판 바스턴 네덜란드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보다 90일 늦게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