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가 아닌 '스타일'만으로 뉴스가 된다. 스웨덴 미드필드의 핵심 융베리는 속옷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스웨덴이 낳은 스타 프레드리크 융베리(Fredrik Ljungberg·29).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 융베리가 나온 360㎡ 크기의 대형 광고사진을 거는 것이 취소됐다. 이유는 사진이 너무 야하다는 것. 광고를 걸기로 했던 빌딩 주인은 "융베리와 여자 모델이 팬티만 입고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융베리는 2003년부터 세계적 패션업체인 캘빈 클라인의 속옷 모델로 활동 중이다.

빡빡 깎은 머리에 군살 하나 없는 몸매, 야성적인 눈매와 검은 표범 문신. 영국 프로축구 아스날 소속의 융베리는 '플레이'가 아닌 '스타일'만으로도 뉴스거리가 되는 선수다. 그래서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신문 스포츠면만큼이나 패션잡지와 여성지에 자주 등장한다. 스스로 "옷에 집착한다"는 융베리는 나름대로 패션관도 뚜렷하다.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스타일을 혼합하는 것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최고급 셔츠에 찢어진 낡은 청바지를 입는 거죠." 그에게는 '스웨덴 베스트 드레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영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8대 독신남' 등의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2002월드컵 당시 융베리의 빨간 머리.

융베리는 머리카락을 가만히 못 놔둔다고 할 정도로 헤어스타일에도 신경을 쓴다. 2002 월드컵 때 선보인 머리 가운데만 한 줄로 빨갛게 염색한 스타일은 영국 축구팬 사이에 유행이 되기도 했다. 염색을 너무 과하게 하기 때문에 융베리는 손상된 모발을 회복하기 위해 기간을 정해놓고 삭발을 한다.

파격적인 패션 스타일만큼 성격도 자유분방하다. 스웨덴 할름스타드 시절 융베리는 펑크록 밴드 '섹스 피스톨스'에 빠져 축구 대신 음악을 할까 고민하기도 했다. 그는 훈련이 없을 때면 옷을 사거나 나이트클럽에 가는 것을 좋아해 파파라치들의 모델이 되기 일쑤다. 경기 전날 숙소에서 성인 영화를 보고도 "발 감각에 이상이 생길까봐 여자 친구를 데려오지는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밖에서만 잘 노는 게 아니다. 융베리는 폭발적인 운동량과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휘젓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게리 네빌이 박지성에게 "융베리처럼 뛰어다녔다"고 칭찬할 정도로 그의 운동량은 유럽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어린 시절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다는 융베리는 17살 때인 1994년 스웨덴 프로축구에 데뷔해 1998년 아스날로 이적했다. 데뷔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어 '맨유 킬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융베리는 '바이킹 군단' 스웨덴 미드필드의 핵심이다. 공격과 수비를 잇는 연결고리이자 좌우를 가리지 않는 측면 침투도 일품이다. 융베리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라르손과 이브라히모비치 등 스웨덴 '투 톱'의 공격력은 배가된다. 그는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때리는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도 적극 가세한다. 스웨덴의 월드컵 예선 10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7골을 넣었다.

2002월드컵 때 융베리는 엉덩이 부상으로 단 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도 오른발 부상으로 고생하던 융베리는 1일(한국시각) 스웨덴 훈련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2주일간 푹 쉬었던 게 특효약이었다. 계획대로다"라고 했다. 조별 예선에서 숙적 잉글랜드와 맞붙는 융베리는 "부상당한 루니와 오언으로는 (스웨덴에) 안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