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원어민들과 어울리며 영어를 배우는 영어교실이 각 자치구에 속속 생기고 있다. 구청이 운영하는 이 교실은 서울시의 풍납·수유영어마을 같이 대규모 시설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주변 대학 등과 연계해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시중 영어학원의 반의 반 정도의 강의료로 수준 높은 생활영어를 익힐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강북 원어민 영어교실

강북구의 5개 주민자치센터에는 매일 오후 가방을 멘 어린이들이 몰려든다. 구청이 이달 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설한 '원어민 영어교실'에 참가하는 학생들. 강사진은 YBM에듀케이션의 외국인 강사들이 맡고 있다.

영어교실은 미아1·9동, 번2동, 수유2·5동 등 5개 자치센터에 마련됐다. 미아1동 영어교실이 미아1~2·5~8동을 맡는 등 관내 17개 동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클래스는 초등 1~6학년을 대상으로 20명씩 구성하며, 1개 동당 4개 반에 총 80명을 모집한다. 수업은 일주일에 2~3번. 강좌당 수준별로 3개월씩 열리며, 3개 레벨로 이뤄졌다. 수강료는 월·수·금반은 7만8000원, 화·목반은 5만5000원.

◆용산·주한미군 영어교실

용산구는 재작년부터 주한 미군과 공동으로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강로2동과 서빙고동 주민자치센터를 강의실로 이용한다. 올해는 용산역사 내 현대아이파크몰 9층 강당을 전용강의실로 추가해 수강인원을 늘렸다. 강사진은 미군과 군가족 부인·자녀 등 60여명이며,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용산에 사는 초등1~중2학년을 대상으로 주중반(매주 화·목)과 주말반이 운영된다. 미국 초등학교 교재를 사용하며, 학급당 15명 내외로 수업한다. 수강료는 무료. 교재비(월 3만5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노원어린이영어교실

노원구와 삼육대가 작년부터 삼육대 캠퍼스에 본격적인 어린이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삼육우유 공장을 리모델링해 10여개의 교실을 마련했다. 초등 3~6학년을 대상으로 주4회 2개월 코스로 이루어진다. 삼육대 영미문학부의 원어민 교수와 한국인 교사 각 25명을 배치했다. 50분 수업 중 25분은 외국인 교수가, 나머지는 한국인 교수가 진행한다. 수강료는 월 4만5000원. 노원구는 올해 42개 초등학생 2000여명이 혜택받도록 할 예정. 이 중 생활이 어려운 어린이 400명에게는 수강료 전액을 지원한다.

◆서초영어체험공원(엘리스파크)

서초구가 양재동 문화예술공원에 만든 영어체험공원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테마로 한 1200평의 영어공원이다. 시계방·고양이방·잠자는방·버섯가족 등 체험시설을 만들고, 각 공간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해 영어로 듣고 말하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온 가족이 자유롭게 방문해 자연 속에서 놀이를 즐기며 영어도 배우는 기회를 준다. 현재는 내부 수리 중이며, 이달 안으로 개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