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커피숍엔 본관이, '백제홀'엔 특별교실이 자리했지요. 아련한 추억의 옛 터입니다."
전주여고 총동창회가 전주시 풍남동 코아리베라호텔 앞에 작은 조형물을 세웠다. 화강석 위에 동판 부조(浮彫)물로 이 일대가 모교의 옛 터임을 알리고 있다.
부조에는 옛 전주여고 교사가 새겨졌다. 교사 동편으로, 지금은 기린로로 바뀐 전라선 철길 위를 증기기관차가 연기를 뿜으며 달리고 있다. 동문 가족인 유휴열 화백의 작품이다.
전주여고는 1926년 개교 이후 1974년 6월까지 48년간 이곳에서 45회에 걸쳐 1만여 졸업생을 배출한 뒤 인후동 캠퍼스로 옮겨갔다. 오목대 아래 아담한 '영란(英蘭)동산'은 전주여상에 넘겨진 뒤 매각돼, 교사가 헐리고 호텔이 들어섰다.
조형물은 오는 25일 개교 80주년을 앞두고 세워졌다. 전주여고 총동창회는 이날을 기념, 동문 성금을 모아 모교 역사관을 짓고, '80년사'를 발간하며, 후배 장학기금도 불리려 한다. 임계강(64·32회) 총동창회장은 "동문들이 지나는 길에 호텔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와 이곳 소나무 그늘 아래서 그리운 학창시절을 돌이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2006.05.0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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