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올드보이’ 의 스타 강혜정이 최근 180도 달라진 얼굴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촬영을 마치고 그 동안 미뤄왔던 치아 교정술을 받았다고 밝힌 그녀는 소녀다운 모습을 벗고 한층 성숙해 보였다. 그러나 그녀만의 개성 있는 모습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강혜정과 같이 돌출된 입 모양을 가진 사람은 입술이 잘 다물어지지 않고, 발음까지 부정확해지는 등의 기능적인 문제가 있다. 또 화난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남몰래 고민할 때가 많다. 게다가 위아래 입술이 자연스럽게 다물어지지 않아서 의식적으로 입을 다물어야 하므로 앞턱의 근육에 항상 힘이 들어가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넘어졌을 때도 턱과 치아가 돌출돼 있어 치아 손상의 위험이 크다.

이처럼 돌출입은 기능적으로나 심미적으로 많은 불편을 가져오므로 교정을 하게 된다. 성인 교정의 경우 대개 송곳니 바로 뒤의 작은 어금니를 발치 한 후 이 공간을 이용해서 오랜 기간 동안(2년~2년 반) 교정기로 앞니를 밀어 넣으면 입 모양을 예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강혜정과 같이 시간에 쫓기는 연예인들이나 잇몸이 과도하게 돌출되어 교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사람에게는 '급속교정법'이 사용된다. 이는 단시간 내에 돌출된 잇몸을 정상적으로 후퇴시키기 위해 '전방 분절골 절단술'이라고 하는 잇몸수술을 병행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잇몸 뼈를 잘라낸 뒤 치아와 골격 모두를 한꺼번에 후퇴시키는 것이다. 잇몸 골격 자체가 나와 있어 입 모양이 돌출된 사람은 수술이 낫고, 골격은 정상인데 이가 뻐드러져 있는 사람은 교정이 낫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급속교정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트렌드'가 절대로 아니라는 점이다. 급속교정은 잇몸돌출을 해소하는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교정만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이 조급증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무리하게 한 결과 부작용이 생겨 대학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음식물이 낀다던가, 발음이 새는 등의 문제 외에도 심미적인 차원에서는 발치 된 공간이 보인다거나 옥니처럼 치아가 너무 꺾여서 들어가 나이 들어 보이는 단점도 있다. 게다가 수술한 공간 주변의 잇몸이 빨리 나빠지는 문제도 있다.

치아건강은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급속 교정법에 적합한지 확인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백승학 서울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