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그래도 따뜻한 세상입니다. 항상 이렇게 도움만 받고 사는 게 미안할 따름이지요. 이제 입장을 바꿔 남을 도와주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신장병을 앓는 남편을 트럭에 태우고 직접 운전대를 잡으며 전국을 누비는 부인의 사연을 담은 본보 4월 8일자 A11면 '4.5톤 트럭 안의 부부' 기사의 주인공 심원섭(53), 이은자(55)씨의 말이다.
1주일이 지난 1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 부부는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부산지역의 한 공장에서는 사장이 우산을 받쳐주며 일하는 심씨 부부를 도왔고,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트럭운전사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팅!"을 외치고 지나가기도 한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영동고속도로 이천 톨게이트 주변에서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는 양성열 사장은 "정말 아름다운 사랑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기름이라도 원가에 공급해 주겠다"는 약속을 조선일보에 전해왔고, 서울의 한 대학원생은 "그동안 용돈을 모아 놓은 것으로 도움을 줬으면 한다"며 익명을 부탁했다. 그 밖에도 많은 시민들이 "정말 작은 돈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줬으면 한다"는 따뜻한 마음을 조선일보에 전해 왔다.
네티즌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네티즌들은 조선일보 인터넷 판과 다음, 네이버 등을 비롯한 포털사이트에 5000여개의 댓글을 달며 이들 부부의 사랑에 관심을 보였다.
아이디 'nadohy'는 "정말 대단하신 부인이십니다. 글을 읽으며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부부의 마음 같으면 못해낼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kjh9925'는 "두 분 행복하세요. 건강하시고요. 다시 한 번 부부란 걸 일깨워주는군요"라며 이들 부부의 행복을 빌었다. 'kotoko'는 "저녁에 안사람과 싸워 아침에 말도 없이 나왔는데 이들 부부 앞에 부끄럽기만 합니다"라는 반성의 글과 함께, "신장이 안 좋으시면 라면은 드시지 마세요"라는 걱정어린 글(cp21)도 올라 있었다.
심씨는 "주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집사람이 고마운 사실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론 정말 잘해주어야지요. 하루에 수십 통의 전화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좋지만 저희는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사랑하며 일하면서 살고 싶습니다"라며 여러 사람들의 돕겠다는 제안에 손사래를 쳤다. 두 부부는 각 방송국과 잡지사 등 40여 군데로부터 '4.5톤 트럭 안의 부부'를 취재, 보도하겠다는 요청을 받고도 "조용히 살고 싶다"며 한군데도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입력 2006.04.1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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