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처음처럼이 출시 17일만에 1000만병을 넘어 역대 소주 가운데 출시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1000만병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처음처럼 돌풍의 주역 한기선 사장은 암투병을 하면서 처음처럼 개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해 더욱 화제다.

지난 2월 7일 알칼리수(水)로 만든 소주 ‘처음처럼’을 출시해 17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병을 넘긴 두산주류BG 한기선(55) 사장. 그는 과거 진로 재직 시절 히트시켰던 ‘참이슬’의 1000만 병 돌파 시점을 20일 이상 앞당기며 소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 사장은 최근 월간조선 4월호 인터뷰에서 “‘참이슬’을 출시할 때는 깨끗한 물을 강조했고, ‘처음처럼’은 건강한 물을 앞세웠다”며 “앞으로의 시장은 그냥 깨끗한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처럼’은 기존 두산의 ‘산소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1도 낮은 20도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처음처럼’은 한 사장이 3년 전 대장암 2기 진단을 받고 투병을 하는 과정에서 체험한 알칼리수의 효능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한 사장은 대장암 수술 후 완치의 길을 걷게 된 것이 알칼리수 덕분이었다고 믿고 있고, “언젠가는 소주를 개발할 때 알칼리수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기사는 전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그는 알칼리수 관련 책자를 수십 권 읽었다고 한다.

또 그는 “모든 술이 적당히 마시면 몸에 좋다. 특히 와인은 매일 한 잔씩 마시면 심장병 예방에 좋고, 소주도 한두잔은 건강에 좋다”며 “그런데 아무리 좋은 술도 많이 마시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술을 만드는 회사가 그것까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이튿날 숙취를 줄여주는 연구는 계속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어느정도 해결을 했다고 본다. ‘처음처럼’이 다른 술에 비해 숙취가 현저히 낮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술 마케팅의 귀재’라는 수식어에 대해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술 시장에서 주인은 소비자인데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를 정확히 보고, 판단하고, 그것에 맞출 수 있는 기술력과 그것들이 잘 유통되게 하는 영업력이 있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클 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서울사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한 뒤 대우중공업에 입사, 기조실 차장까지 지내다가 지난 88년 진로 부장으로 옮겼다. 진로에서 현재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하는 ‘참이슬’을 초창기부터 키운 주역이다. 그는 2002년 1월 오비맥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2003년 말 대장암이 발견돼 2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수술과 투병과정을 거쳐 건강을 회복해 2004년 10월 두산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업계에 복귀해 ‘처음처럼’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조선닷컴 internetnews@chosun.com)

▲인터뷰 전문은 시중에서 판매중인 월간조선 4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