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이타縣현 벳푸市시에 있는 오무론太陽태양주식회사는 종업원 47명 중 35명이 장애인이고 그 중 70%가 두 다리나 팔을 쓰지 못하는 重症중증 장애인이다. 오무론태양은 정밀計測계측·制御제어기술 분야의 세계 톱 메이커인 오무론社사가 1972년에 세운 子자회사다. 일본 최초의 장애인 自活자활공장이다. 회사 정문을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6층 콘크리트 건물은 시골 학교를 떠올리게 한다. 빨간 태양 안에 보리가 새겨진 회사 마크가 선명하다.

"보리는 밟으면 밟을수록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일어섭니다. 장애인들도 보리 같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뭉쳐 힘차게 살아가자는 뜻이지요." 본인 스스로가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인 에토 히데노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장애인에겐 '자선'(charity)이 아니라 '일할 기회'(chance)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이타 현에만도 이런 장애인 자활공장이 8곳이나 된다. '정상인보다 더 좋은 품질로 경쟁하는 것'이 공동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 장애인의 장애 종류에 따라 이들을 보조해 정상적인 작업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작업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해왔다.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용으로 기계부품을 자동으로 작업대에 올려주는 보조장치를, 두 팔을 못 쓰는 장애인용으론 발과 무릎으로 작업할 수 있는 특수설비를 고안했다. 이 일만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 장애인들은 월 기본급 18만~19만엔에 상여금 합쳐 연봉 300여만엔을 받는다. 大卒대졸근로자 평균 初俸초봉보다 조금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다 작업효율·품질 개선 아이디어를 내면 20만엔까지 격려금도 받는다.

일본 기업들은 70년대 오일쇼크를 맞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업의 사회 공헌 차원에서 장애인 자활공장 설립에 나섰다. 장애인 의무 고용제에 따른 취업을 빼고도 이런 자활공장에서 일하는 장애인이 전국에 1000여 명에 이른다.

장애인이 노동을 통한 사회 기여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사회환원'이란 말을 앞세워 공연히 돈 뭉터기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이 기업의 사회 기여다. 기업측에서 봐도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길이고, 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쌓는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