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에서 사용했던 철화백자가 처음으로 국내 경매에 나왔다. 23일 서울옥션에서 열릴 제100회 기념 특별경매에 출품된 '철화백자운룡문호(鐵畵白磁雲龍文壺·37.6×48.5㎝·사진)'다. 경매 시작가는 10억원.

철화백자는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까지 제작된 것으로 도자기 표면에 염료 대신 철가루를 써서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 출품된 철화백자에는 왕실에서 사용했음을 상징하는 삼족룡(三足龍)이 그려져 있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용그림 철화백자는 이화여대 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645호 '백자철화용무늬 항아리'와 19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41만 달러(당시환율로 약 70억원)에 낙찰된 '백자철화운룡문호'다.

명지대 미술사학과 윤용이 교수는 "17세기에는 용무늬 자기는 왕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어주(御酒)를 따르거나 왕실에서 꽃병으로 쓰던 것으로 보이고, 역동하는 용무늬가 정교해서 아주 보기 드문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미술계에서는 이 도자기가 국내 미술품경매사상 최고가격(10억9000만원·청자상감매죽조문매병)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철화백자 등 이번 경매 출품작은 서울옥션 청담점(10~12일)과 평창동 가나아트센터(16~ 23일)에 전시된다. (02)39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