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사이먼(토마스 생스터), 우리 아빠 세드릭 브라운(콜린 퍼스)씨는 시체와 함께 일하는 장의사예요. 엄마는 하늘 나라로 가신지 오래. 동생 여섯이 줄줄이 사탕처럼 매달려있답니다. 사람들은 우리 남매를 '악동'이라고 불러요. 허나 모르시는 말씀.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우리만의 생존 방법을 터득했을 뿐인걸요.
지금까지 우리가 내쫓은 유모만도 일곱 명. '빵'보다 '자유'가 좋은 걸 어떡해요. 그런데 만만치 않은 유모가 나타났어요. 그 이름 맥피(엠마 톰슨). 일자 눈썹에 커다란 사마귀, 입술 밖으로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 영락없는 마녀예요. (천사 같던 톰슨 아줌마가 이렇게 변할 줄이야. 더 놀랄 사실은 아줌마가 스스로 '설정'한 거래요. '간호사 마틸다'라는 동화책을 직접 각색하면서 말이에요.)
'마법사 유모의 말썽꾸러기 길들이기'라는 틀이 추억의 영화 '메리 포핀스'(1964년)와 많이 닮았죠? 우리는 '워킹 타이틀(Working Title)'이라는 유명한 영화 공장에서 만들어졌어요. 할리우드가 놓친 잔잔한 감동을 솜씨 좋게 낚아낸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가 같은 공장 출신이랍니다. 그런데 공장 이름만 보고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한번의 꼬임이나 강약 없이 술술 풀려가는 스토리는 지루하고, 아빠가 결국 하녀와 결혼하는 구도도 진부하대요.
그래도 어디 어른 눈 높이에 맞는 영화만 있으란 법 있나요. 아직 권선징악에 솔깃한 우리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참 우리 영화의 제목은 '내니 맥피-우리 유모는 마법사(원제 Nanny McPhee)', 개봉일은 3일이랍니다.
입력 2006.02.01. 14:33업데이트 2006.02.0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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