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레슬링.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레슬링은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으로 나뉘어져 있다. 자유형은 전신을 공격할 수 있고, 그레코로만형은 상체만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 레슬링은 자유형밖에 없다. 왜 그레코로만형은 없을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여성의 신체적 특징에서 기인한다. 여성의 가슴은 급소다. 그레코로만형은 상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종목. 대부분의 기술이 상대 가슴을 파고들어 무너뜨리는 것이다. 따라서 여자 레슬링의 경우 선수들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또 하나는 그레코로만형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여자레슬링은 5년 전에 탄생했다. 당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남녀평등 차원에서 모든 스포츠의 여성 참여를 권유해 왔다. 여자레슬링의 배경도 여기에 있다. FILA(국제레슬링연맹)의 주도하에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 포함된 여자레슬링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드디어 정식종목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있었다. IOC의 적극적인 지지로 정식종목이 됐지만, 점수가 별로 나지 않고 지루해 관중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는 그레코로만형을 여자레슬링 종목으로 채택할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앞날은 모른다. 여자레슬링의 최강 일본이 서서히 국제스포츠계에 입김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여자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은 배제될 전망. 하지만 여자레슬링을 제패하기 위해 20년간 준비한 일본이 적극적으로 로비를 한다면 그레코로만형도 포함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다.
(스포츠조선 류동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