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복귀였다.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기에 충분했다. 잉글랜드 언론도 만점에 가까운 평점 9를 선뜻 주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2골을 기록한 선수(키어런 리처드슨ㆍ평점 8)보다 훌륭했다.
지난 9일 무릎을 다쳤던 '산소탱크' 박지성(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6일만에 더 강하게 돌아왔다. 6경기 결장은 그가 재충전하기에 충분한 '보약'이었다.
영국 맨체스터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30일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4라운드(32강) 맨유와 울버햄튼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9점을 주었다.
"빠른 속도로 주전 선수로 자리 잡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니는 '번개같은 습격자'(Rapidly making a case to be among the first names on the team sheet, a lightning raider with terrific work ethic.)"라는 찬사를 함께 붙였다. 9점은 톱 클래스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점수다. 박지성이 9점을 받기는 풀럼전(2005년 10월 1일) 이후 두번째.
리처드슨, 루이 사하, 웨인 루니 등은 8점에 그쳤다. 퍼거슨 감독도 맨유TV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의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플레이는 훌륭했고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센스도 아주 뛰어났다"고 격찬했다.
맨유의 박지성과 울버햄튼의 설기현이 적으로 만났다. 둘 다 선발 출전. 직접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물러 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박지성은 전반 초반 코너킥을 전담했다. 전반 19분 동료 사하에게 찔러 준 패스는 날카롭고 정확했다. 후반에는 3차례 슈팅을 쏘며 골사냥에 열을 올렸다. 3분, 8분, 16분 날린 회심의 슈팅은 울버햄튼 GK 스테판 포츠머의 호수비에 막혀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산소를 머금고 돌아온 박지성은 빨랐고 저돌적이었다. 특유의 헌신적인 플레이도 살아 있었다. 그라운드를 종회무진 누볐다. 후반 7분 맨유의 3번째 골의 시작은 박지성이었다. 수비수를 달고 엔드라인까지 치고 올라간 뒤 반 니스텔루이에게 내준 패스가 리처드슨의 헤딩골로 연결된 것. 맨유의 3대0 완승의 밑거름엔 분명히 박지성(풀타임 출전)이 있었다. 한편, 설기현은 전반 종료 후 교체 아웃됐다.

(스포츠조선 노주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