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전국을 돌며 확인된 것만 77차례의 성폭행 행각을 벌여온 속칭 '발바리' 용의자가 붙잡혔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19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 PC방에서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난 17일부터 공개수배했던 이중구(45·대전 동구)씨를 검거했다. '발바리'는 범행에 지역을 가리지 않은 데다 검거 직전 동물처럼 날렵한 동작으로 경찰을 따돌려 붙여진 별명이다.
이씨는 1998년 2월부터 최근까지 대전·충남·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의 원룸 건물이나 다세대 주택에 침입해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전국의 성폭행 피해 여성들로부터 채취한 범인 DNA 중 77건이 이날 검거한 이씨의 것과 일치했다"며 "작년 한 해 동안만 1월 충북 청주, 3월 경기 용인, 4월 대구 수성구와 대전 서구, 6월 충남 논산 등 총 9건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폭행 피해자들은 통상 이를 숨기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실제 피해자 수는 1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3~4명의 여성을 한꺼번에 성폭행하거나 체액을 없애기 위해 피해자에게 목욕을 강요하기도 했다. 새벽 시간대에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따라가 침입하거나, 가스검침원이나 친구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이 문을 열어주면 범행했고, 문이 잠겨 있으면 가스배관을 타고 열린 창문으로 들어가 범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씨는 3년 전 택시 운전을 하다 그만둔 뒤 특별한 직업이 없었고, 부인과 대학생 아들, 직장인 딸 등 가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를 대전으로 데려와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력 2006.01.19. 18:44업데이트 2006.01.2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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