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가 영화를 위해 아홉살 꼬마와 '품앗이'를 하고 있다.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감독 권형진, 제작 싸이더스FNH)에서 피아노 학원강사 김지수 역을 맡고 있는 엄정화는 극중에서 필요한 고난도의 피아노 연주를 위해 윤경민 역으로 출연하는 신의재군에게 틈틈이 훈수를 받고 있다.

신군은 극중의 윤경민처럼 실제로도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과 협연 제의가 오고 갈 만큼 비범함을 인정받고 있는 천재 소년 피아니스트.

그래서 촬영장에서도 화를 내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등의 감정신 소화는 어려워 하다가도 피아노 치는 장면만 나오면 반색을 한다는 후문이다.

엄정화는 피아노 수업의 대가로 신 군에게 각 장면에서의 구체적인 동선이나 감정 연기 때 어떤 장면을 떠올려 보라는 등 자세한 지도를 아끼지 않으며 연기 적응을 돕고 있다.

이들은 촬영장에서 마치 친엄마와 아들처럼 손을 꼭 붙잡고 다니거나 촬영을 마친 뒤 신 군이 엄정화의 무릎에 앉아 다정하게 모니터링을 하는 등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평소 노래에 반주를 맞추는 정도의 피아노 실력을 갖고 있던 엄정화는 신 군의 도움과 부단한 반복 학습(?) 등에 힘입어 베토벤의 '황제 1악장'과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등을 대역 없이 실제로 연주하며 촬영을 마쳤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못 다 이룬 꿈을 제자를 통해 성취하려는 김지수와 불우한 환경 속의 천재 피아니스트 윤경민이 만나 피아노를 매개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가는 과정을 그리는 휴먼 드라마로, 오는 4월 개봉될 예정이다.

(스포츠조선 신남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