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마카오에서 북한에 의해 납치된 외국인은 태국 여성 아노차 판조이(당시 24세) 외에 중국 여성 홍렝잉(당시 20세)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발매되는 월간조선이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78년 홍렝잉이 마카오의 보석점에서 일하고 있을 당시 30세 정도 되는 청년 두 명의 요청으로 관광안내를 나갔다가 큰 배편으로 납치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인 납북자 구출회장인 니시오카 쓰토무씨가 마카오 경찰에서 입수한 홍렝잉의 사진을, 영화배우 출신으로 납북됐다 탈출한 최은희씨에 보여줘 드러났다. 니시오카씨는 최은희·신상옥씨의 '내레 김정일입니다'라는 수기에 나오는 '미스 홍'의 인상 착의가 홍렝잉과 같다고 판단, 최은희씨를 만나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최씨가 홍렝잉의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중국 여성 미스 홍이 거의 틀림없다"고 했다가 미군 탈영병 젠킨스의 수기, 홍콩·일본 언론 보도 등을 들려주니 "틀림없이 미스 홍"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젠킨스씨는 65년 주한미군으로 비무장지대 근무 중 월북, 일본 여성과 결혼했다가 2004년 일본으로 귀환해 북한 고발기 '고백'을 출간했다. 젠킨스씨가 이 책에서 아노차 판조이와 평양의 같은 아파트에서 살았다고 밝힌 데 이어, 이런 사실을 연락받은 아노차 판조이의 친오빠가 나타남에 따라 아노차 판조이의 납북 사실이 공개됐다.

78년 7월 당시 마카오에서는 여성 3명이 동시에 실종됐는데, 아노차 판조이에 이어 홍렝잉의 납북 사실도 드러남에 따라 또 다른 실종 여성인 소묘춘(당시 22세·중국 국적) 역시 함께 납북된 것으로 보인다. 최은희씨와 젠킨스씨의 수기에는 아노차 판조이나 미스홍이 모두 다른 여성 2명과 함께 납치됐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들의 실종 이후 마카오 경찰은 3년간에 걸쳐 수사를 벌였으나 단서를 찾지 못해 단순실종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