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보리밥을 하면 보리밥집에서처럼 찰지게 안 되고 까칠까칠하게 입안에서 따로 놀 때가 많다. 보리와 쌀, 잡곡이 익는 데 걸리는 시간이 모두 다른데, 보리밥집처럼 따로 짓지 않고 한 번에 익히기 때문이다.
예전 시골에서는 보리밥 지을 때, 보리를 따로 한 번 찐 다음에 다시 쌀과 함께 밥을 했다. 요즘은 번거롭게 보리를 따로 찌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중에서 쉽게 익는 찐보리(눌린보리)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수하기로는 찰보리(통보리)가 으뜸. 찰보리는 밥 짓기 전 최소 6시간 이상 물에 불려야 한다. 잡곡을 넣은 경우, 찹쌀을 약간 섞어 넣고 지으면 낱알로 떨어지는 보리의 특성을 중화시켜서 좀더 찰지게 된다. 압력밥솥에 하는 편이 맛있다.
보리밥은 시금치·콩나물·무채 등 각종 나물과 동치미와 곁들여 먹는 게 궁합이 맞는다. 보리밥과 함께 먹는 나물은 밑간을 약하게 해야 보리 자체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도움말=조리사 이승주·‘봄날의 보리밥’ 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