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스타들과의 인터뷰가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우선 12일자부터는 주된 테마를 정해 스타와 터 놓고 이야기 하는 '테마 인터뷰' 코너가 신설됩니다. 스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배우들의 진솔한 모습과 생각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코너가 될 것입니다. '테마 인터뷰' 첫 회의 주인공은 청룡영화상 초유의 '그랜드슬래머'이자 새 영화 '태풍'으로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1000만 관객 2연패를 노리는 장동건입니다. < 편집자 주>

두 말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대표미남. 그의 얼굴을 보면 '분열'이나 '논란' 따위의 말이 나올 수가 없다. 남녀노소 모두 한마음으로 '통일' 시켜버리는 바로 그 얼굴 장동건. 휘날리던 태극기를 잘 개어놓고 영화 '태풍'(감독 곽경택, 제작 진인사필름)으로 2년 만에 돌아온 장동건을 만났다. 이번 인터뷰의 테마는 '사람'. 톱스타 장동건이 말하는 사람과 그의 인생, 영화 이야기를 들어보자.

빈아, 군대 건강히 잘 다녀와
성격 비슷 '형제 사이'…입대할 때 선물 주고 받아
조선호텔에서 가진 인터뷰 도중 활짝웃고 있는 장동건.

#1. 원빈

뜬금없이 웬 원빈? 하지만 뜬금 '있다'. 장동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원빈이기 때문.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 이상으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장동건과 원빈 중 누가 잘 생겼나'는 것. 또 원빈과는 '태극기 휘날리며'에 형제로 출연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원빈에 대한 장동건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외모는…글쎄요, 나이 차이도 있고, 나름의 개성도 있는 건데…. 오히려 성격상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아요. 빈이를 보면 제 옛 모습을 보는 것도 같구요."

원빈과는 한마디로 형제 같은 사이란다.

원빈의 입대전 이 둘은 선물을 주고 받았다. 형 장동건은 동생 원빈을 위해 입대주를 샀고, 그 다음날 동생 원빈은 형 장동건에게 '폰카' 사진을 전송했다. 그 사진 속에는 갓 깎은 원빈의 빡빡머리가 담겨 있었다. "빡빡 깎은 머리가 동글동글한 게 참 귀엽더라구요. 빈아, 군대 무사히 잘 다녀와."

경구형, 살 빼는 법좀 알려줘
'태풍'서 체중줄여 현기증…'설경구 노하우' 배워
장동건이 영화 '태풍'의 개봉을 앞두고 조선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 설경구

'태풍'에서 해적 '씬'을 연기하기 위해 장동건은 엄청난 체중감량을 했다. 원래도 살이 찐 편은 아니었지만, 날카로워 보이다 못해 안스러울 정도로 살을 뺐다. 일단 식사량을 줄이고, 철저히 탄수화물을 배제한 채 단백질만 섭취했다. 영화 속 캐릭터의 특성상 웨이트 트레이닝은 일체 하지 않고 오로지 유산소 운동만 했다. 그 결과 촬영 기간 내내 '태극기 휘날리며' 때 보다 7~10㎏ 빠진 체중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살을 뺐으니 몸에 무리가 올 수 밖에. 결국 선배 배우 설경구에게 SOS를 쳤다. 설경구가 누구던가. '오아시스', '공공의 적', '실미도', '역도산' 등의 작품을 통해 무려 40㎏ 내외를 찌웠다 뺐다 한 자칭 '살로 먹고 사는 배우' 아닌가. "형은 살 뺄 때 어지럽지 않았어요? 전 요즘 차에서 내릴 때 뭐 하나 잡지 않으면 휘청거려요."

설경구 왈 "야, 임마 너 그러다 정말 쓰러져."

장동건이 걱정된 설경구는 자신의 노하우를 상세히 전수(?)해 줬고, 그 덕분인지 다행히 장동건은 쓰러지지 않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곽 감독님 덕에 연기 눈떴죠
'친구' 이후 연기파 배우로 급성장…4년만에 호흡
조선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눈' 연기는 거짓연기를 할 수 없다는 장동건.

#3. 곽경택

데뷔 후 줄곧 '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먼저 떠오르던 장동건이었다. 그만큼 얼굴 만으로도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반면 연기력에는 항상 의문부호를 달고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곽경택 감독의 '친구' 이후 장동건은 날개를 단 듯 비상했고, 마침내 '스타'와 '배우'라는 수식어를 둘 다 거머쥘 수 있게 됐다.

"제 연기인생에 터닝 포인트라면 아무래도 '친구'를 들 수 있겠죠. 곽 감독님이 제게 꼭 맞는 옷을 입혀주신 것 같아요. '친구' 이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부쩍 생겼구요." 그도 그럴 것이 '친구' 이전만 하더라도 미소년 이미지를 앞세운 역들을 주로 맡았지만, 그 때 이후로는 자신도 몰랐던 마음 속 깊은 곳의 남성미를 활활 불태웠다.

이같은 남성적인 캐릭터의 결정체가 바로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태풍' 속의 '씬'이다. 친구 이후 4년 만에 곽 감독과 호흡을 맞춘 이 영화에서 장동건은 긴 머리와 수염, 초췌한 모습 등 외모의 변화에서부터 알 수 있듯 절정에 이른 남성미를 과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