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가드 샘 카셀(36)은 경기 종료 벨이 울리자 코트 위로 공을 높게 던져 올려 승리를 자축했다. 6일(한국시각) 미 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는 홈경기에서 강호 마이애미 히트를 99대89로 눌렀다. 최근 클리퍼스가 연일 승전고를 울리며 퍼시픽디비전 단독 선두(12승5패)를 질주하자 미국 현지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주에는 유명 코미디언 제이 레노가 토크쇼에서 "클리퍼스를 지켜보는 것보다 놀라운 일이 더 있겠느냐"며 화제로 삼을 정도였다.
어떤 팀이기에 이렇게 호들갑일까. 클리퍼스는 1970년 창단해 84~85 시즌 LA로 옮겨온 이후 21시즌 동안 승률 5할을 단 한번도 넘기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는 세 번 나가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달 19일 'LA더비'는 레이커스의 홈이었지만 이전과는 달리 클리퍼스 팬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이 경기에서 97대91로 승리한 후 클리퍼스의 포워드 엘튼 브랜드(26)는 "레이커스전에서 이렇게 많은 클리퍼스 팬들을 본 적이 없다"며 감격해 했다. 레이커스는 6일 현재 7승9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태.
클리퍼스의 대변신은 '짠돌이'로 소문난 도널드 스털링 구단주가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 시즌을 앞두고 올해 연봉이 610만 달러인 카셀을 트레이드해왔고, 슈팅가드 커티노 모블리(30)를 5년간 4200만달러를 주기로 하고 데려왔다. 카셀은 올 시즌 평균 15.9점 7.3 어시스트, 모블리는 15.5점 3.4어시스트로 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가드진이 강해지자 장기 계약으로 묶어둔 브랜드(6년간 8400만달러)와 코리 맥게티(26·6년간 4500만달러)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11월 NBA '이달의 선수'로 선정된 브랜드는 평균 24.1점(9위) 10.6 리바운드(7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득점·리바운드에서 유일하게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입력 2005.12.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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