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즈만

과거의 동지들이 적이 되어 만난다. 박지성(24ㆍ맨유) 이영표(28ㆍ토트넘)가 PSV 에인트호벤에서 1시즌 반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마테야 케즈만(26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정면 충돌한다.

한국과의 평가전을 위해 14일 중국을 거쳐 입국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선수들 가운데 유난히 한국팬들의 눈길을 끄는 이름이 있다. 바로 케즈만이다. 네덜란드 무대를 개척하던 박지성과 이영표의 플레이를 밤잠을 설치며 지켜보던 한국팬들에게 가공할 득점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주인공.

케즈만은 지난 2004~2005시즌 PSV 에인트호벤을 떠나 '무리뉴 사단' 첼시로 이적했지만 엄청난 주전경쟁에서 밀려나 별다른 성과없이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을 떠났다. 현재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전통의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이다.

그러나 그의 득점력은 녹슬지 않았다. 먹이를 쫓는 맹수를 연상시키는 골에 대한 집념과 위험지역에 들어서면 눈부시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 없는 스피드는 여전하다. PSV 시절 두시즌 연속 30득점 이상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던 천부적인 골잡이. 올시즌도 아틀레티코가 기록한 11골 가운데 3골이 그의 발에서 나왔다.

박지성과 이영표 역시 케즈만과 만나는 감회가 새롭다. 케즈만이 PSV를 떠날 때만 해도 주목받는 선수는 그였지만 이제는 EPL 정상권 클럽의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는 둘이 전세를 뒤집었다. 케즈만이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세계 최고의 리그 EPL에서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이들의 맞대결이야말로 한국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평가전을 가장 즐겁게 지켜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임에 틀림없다.

(스포츠조선 추연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