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남수북조(南水北調)' 공사 때문에 문화재와 유적 700여곳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고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남수북조 공사는 창장(長江·양쯔강)의 물을 베이징(北京) 등 북부지방으로 끌어올리는 중국 최대의 수리(水利)공사.

남수북조 공사의 문물보호담당관은 "남수북조의 동쪽 구간은 2007년, 중간 구간은 2010년 물 공급이 시작된다"면서 "그러나 이 구간에 있는 유적 보호대책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정부가 밝힌 훼손 위기의 유적은 허베이(河北)성의 연(燕)나라 시대 만리장성과 북조(北朝)시대 고분, 후베이(湖北)성 무당산의 고대 도교 건축물인 위전궁(遇眞宮)과 춘추시대 초(楚)나라의 무덤군, 수(隋)나라 때 건설된 베이징~항저우(杭州) 간 경항대운하 등이다. 중국 당국은 남수북조 공사를 추진하면서 수로에 인접한 지역의 고고학적 발굴 규모와 예산을 삭감한 계획안을 이미 확정한 상태다.

이로 인해 경항대운하의 풍경을 가장 잘 나타내는 수문과 선창, 고대 다리의 보존 여부가 불투명하며, 초나라 문화 기원의 중요 문물 자료인 무덤군도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산둥(山東)성 문화재고고연구소 둥페이화(?佩華) 부소장은 "남수북조 노선이 중국 고대의 심장부를 지나기 때문에 문화재 파괴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전제, "그래도 시간과 경비를 투입해 발굴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