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TV 광고를 시작했다. 공단 직원 이선영(李善英·32)씨가 모델이다. 그녀는 소녀 시절 한쪽 팔을 잃고 한때 죽음을 생각했었다. 지금은 천사 같은 미소로 '산재보험 찾아가는 서비스'라는 메시지를 근로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1991년 10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여고생 이선영'은 경기도 포천에서 군부대 장갑차에 치었다. "친구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어요. 2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1명은 치료를 받다 세상을 떴어요. 사고 후 누군가가 차 밖으로 저를 끌어냈을 때 오른쪽 팔이 없어진 걸 알았어요."

근로복지공단의 TV 공익광고에 출연하는 이선영씨가 자신이 재활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는 서울 성동센터에서 환한 미소로 산재환자들을 맞고 있다.

쾌활한 성격에 중·고교 시절 응원단장과 오락부장을 도맡았던 그의 꿈은 '뮤지컬 배우'였다. 3남1녀의 막내로 태어나 비록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그에 따른 가정형편 때문에 야간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그녀는 꺾인 적이 없었다.
고교 1, 2학년 때는 옷 공장, 3학년 때는 건설회사 경리로 일하며 학비를 벌었다. 힘겨울 때마다 "나도 언젠가 조명을 받으며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서 춤과 노래로 사람들을 감동시켜야지…"라고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마음속의 '빛'이 사라졌음을 알았을 때 그녀의 머리를 꽉 채운 것은 '죽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폐쇄적으로 변한 이씨는 막내 오빠의 도움으로 조금씩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특수교육과를 나와 교사로 재직 중인 오빠는 "취업을 못 한다 해도 일단 대학에 가서 세상과 부딪쳐봐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진 말라"는 말로 이씨를 서서히 변화시켰다.
오빠의 격려에 힘입어 그는 독학으로 1996년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고 4학년 때 공단에 당당히 합격해 지금은 재활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산재환자들에게 제 상태를 알려주면 금세 친해져요. 저를 보면서 재활의지를 갖게 됐다고 하는 분들도 많고요. 저 또한 어려운 처지의 환자들과 접하면서 좀더 당당하게 세상과 맞설 의지를 얻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