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표 미녀가 민족 대명절 추석에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냈다. 북한 무용수가 남한 광고에 출연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 애니콜의 새 광고에서 이효리와 조명애가 '희망콘서트'를 열었다. 지난 12,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이번 촬영에서 이효리와 조명애는 '하나의 울림'이란 컨셉트로 광복 60주년에 어울리는 광고를 완성한 것. '하나의 만남', '하나의 노래', '하나의 희망'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촬영에서 1차 캠페인 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스쳐 지나갔던 이효리와 조명애가 같은 민족으로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하는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말없이 눈길만 마주치던 남북의 두 처녀가 '희망의 콘서트'를 통해 하나가 된다는 내용이다.

이효리와 조명애는 지난 1차 광고 촬영 때 눈인사 정도만 나눴던 사이. 긴장되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이번 광고 촬영은 서로의 춤을 따라해 보는 장면에서 부담이 2배가 됐다. 두 미녀의 몸동작이 좀처럼 풀리지 않자 제작진은 촬영장에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틀었고, 아리랑 가락에 살짝살짝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이효리와 조명애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흥겹게 어깨춤을 추기에 이르렀다. 춤사위에 빠져들며 어깨동무를 하는 사이 남북 두 미녀의 눈망울은 촉촉하게 젖어들었고, 이를 지켜보던 스태프들도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는 후문.

두 미녀의 뜨거운 포옹으로 마무리된 첫날 촬영에 이어 둘째 날 촬영은 그야말로 화합과 즐거움 자체였다고 제일기획 측은 전했다. 제일기획 측은 "지난봄 촬영 때 북한 측의 광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논쟁을 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북측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임해 한결 자연스러운 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고 했다.

게다가 조명애와 이효리는 이번 촬영 후 서로 정이 듬뿍 들었다는 것. 시종일관 친자매처럼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던 이효리와 조명애는 촬영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농담까지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효리 측은 "조명애가 머리가 긴 애니콜 광고 촬영감독을 보고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간다'고 말해 배꼽을 잡았다"면서 "유머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조명애가 이효리에게 귀띔한 이상형은 얼굴이 하얗고 머리가 짧은 단정한 스타일.

제일기획 유정근 상무는 "그동안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북한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은 그만큼 우리 대중문화의 수용력이 넓어진 것을 보여 준 사례"라며 "남북한 대중문화 교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2차 캠페인은 다음달 초순부터 전파를 탄다.

(스포츠조선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