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생인 문명(서울 가원초)은 소설 '다빈치 코드'원서를 즐겨 읽는다. 5학년 겨울방학 때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다빈치 코드'원서를 보게 되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100쪽을 읽어 내려가더니 책을 사달라고 졸라댔다고 한다.
어머니 안태교씨는 "어려운 원서인데도 '너무 재미있는 책'이라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읽어보라고 권하니, 다들 난감해 하면서 놀란다"고 말했다.
요즘 명이는 영어 소설 쓰기에 빠져있다. 영어 추리소설과 환타지소설을 많이 읽은 탓에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 영어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다. Bat House, The Cat, The Cursed….
명이가 이처럼 영어를 좋아하고, 부담없이 영어 소설까지 즐겨 쓰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초등학교 4학년 때 1년간 캐나다에서 생활한 것이 큰 도움이 됐지만, 그 이전부터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안씨는 말한다. "명이가 7살 때 처음으로 영어 원어민과 집에서 1주일에 한번씩 놀면서 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1년쯤 지나자 아주 쉬운 영어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는 미국의 쉬운 1·2학년 교과서들을 읽게 되었어요."
안씨는 "언어는 자연스런 생활의 일부이므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야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암기식으로 가르치면 아이들이 부담만 갖게 된다"고 말했다. 당시 안씨는 딸에게 쉽게 편집된 영어 동화책들을 계속 공급했고, 디즈니 비디오를 틀어주는 방법으로 귀를 뚫어줬다고 했다.
다음은 중간 단계. 안씨는 "쉬운 소설에서 어려운 소설로 뛰어넘기가 그리 쉽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4학년을 캐나다에서 보내면서 영어수준이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당시 명이는 부모의 직장관계로 1년간 캐나다에 체류했다. 안씨는 "디즈니 동화책을 더듬거리 며 읽던 명이에게 캐나다 초등학교에서 처음 받은 숙제인 '나르니아(Narnia)'시리즈는 참 어려웠다"며 "하지만 둘이 함께 고생하며 숙제를 완벽하게 해내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처음 2·3 장만 도와주었는데도, 명이는 내용이 재미있다며 뒷부분부터는 단어를 몰라도 혼자 마구 읽어 내려갔다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명이는 Harry Potter, Silver Wing, Judy Blume, Babysitters Club 등 다양한 영어 소설들을 읽었다.
5학년이 되어 한국에 돌아온 후 영어소설을 읽는 학원에 다녔다. 안씨는 "토플 고득점을 위한 좋은 학원들이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게 해주는 편안한 학원을 택했다"고 말했다. To kill a Mockingbird, Eragon, Warrior등을 즐겨 읽는 사이에 독해 실력이 많이 늘었다. 또 어휘도 많이 늘었고, 토플은 따로 공부를 안 해도 560점(PBT 환산점수) 정도가 나왔다.
안씨는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네 가지 영역이 모두 중요하다"며 "그 중 읽기, 말하기, 쓰기 부분은 책을 많이 읽으면 쉽게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책을 많이 읽으면 독해는 물론이고, 저절로 글을 쓰고 싶은 욕구도 생기고, 머리 속에 많은 구문들이 기억되어 있어서 문법까지도 쉽게 이해된다는 것이다.
듣기 영역은 자주 들려주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안씨는 "디즈니 비디오 등과 같이 재미있는 비디오들을 한글 자막 없고 영어 캡션이 있는 것으로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많이 보여 주었다"고 말했다.
영어 잘하는 자녀로 키우는 비결은 무엇일까? 안씨는 "제일 중요한 것이 영어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는 것"이라며 "공부하는 과목이 아닌 언어로 접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