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포르노를 봐야하는 이색 아르바이트의 주인공인 김영수씨가 유해 영상을 체크하고 있다.

'매일 포르노를 보는 남자? 봐야만 하는 남자!'
성인 사이트의 광고 문구가 아니다. 아르바이트(알바)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영수씨(가명ㆍ22ㆍ경희대)를 가리킨다.

김씨가 일하는 일명 '포르노알바'는 인터넷 세상이 낳은 이색 지대.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한 알바로 꼽힌다.

하루종일 포르노 영상을 보는게 김씨의 주된 일이다.

"1시간짜리 동영상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50개쯤은 봐야 합니다. 정신없죠. 눈이 어리버리 한 게, 처음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거의 포르노 배우들처럼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나타나 혼났어요."

인터넷에는 유해성 동영상이 무수히 떠다닌다. 성인 사이트물이 주종이지만 최근에는 영화나 뮤직비디오 등에서도 만만찮다.

김씨는 유해 동영상을 자동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업체에서 일한다.

"웹에서 유해 동영상을 긁어모으면 하루 2000개도 넘습니다. 그래서 하루 8시간 내내 포르노만 볼 때도 많죠."

유해 판단의 기초는 살색이다. 이를테면 가슴에 살색비율이 70%를 넘으면 일단 걸린다. 최근에는 이를 의식한 듯 옷을 입고 성교하는 장면도 많아졌다. 그러나 두 사람이 붙어있다든지 등장 인물의 위치나 자세 등도 체크되기 때문에 물샐 틈이 없다.

살색비율-위치-자세 등도 체크

시간당 5000원 '고소득 알바'

"미성년자 보호에 기여 뿌듯"

김씨는 처음에 인터넷에 포르노 동영상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는 데 놀랐다.

"처음에는 은근히 기대도 했죠. 그런데 갈수록 노골적이고 대담한 장면에 점점 속이 메스꺼웠고, 밥도 제대로 못먹는 일까지 벌어졌어요. 친구들이 저를 변태 변강쇠로 놀리고, 여자 친구의 잦은 오해로 싸운 적도 많아 몇번이고 그만두고 싶었어요."

그런데 차츰 물리적인 유해 판단에 능숙해졌고, 보람도 생기면서 김씨는 오히려 알바기간을 늘렸다.

"미성년자를 무차별적인 유해 영상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다고 생각하면 뿌듯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못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도 기분 좋네요."

김씨의 알바비는 시간당 4500원. 달을 거듭하면서 전문직(?)으로 인정받아 지금은 500원 더 받는다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