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최근 (재)팔봉산업교육원 산하 경문직업전문학교(서구 당하동)를 '인천광역시 영어마을'의 위탁운영 기관으로 선정했다. 팔봉산업교육원은 앞으로 이 학교 건물 3개동(2713평)을 리모델링해 내년 2월까지 인천 최초의 영어마을로 꾸밀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 4월 외국어교육 특별구역으로 지정된 인천 서구가 내년 상반기 중 원당동에 만들기로 한 영어마을〈본지 4월27일자 A12면 보도〉과 더불어 내년에 모두 2개의 영어마을이 인천 서구에 생기게 됐다.

영어마을이란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고 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인천시가 추진중인 것으로 시에서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숙박하면서 싼 비용으로 영어 학습과 세계 각국의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첫 영어마을, 그 모습은?

팔봉산업교육원은 경문직업전문학교를 부평구로 옮기고, 그 자리에 체험관(지상4층)·국제관(지상3층)·기숙사(지상5층·지하2층·220명 수용)를 갖춘 '인천시 영어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리모델링 설계가 진행중이다.

입소하는 학생들은 5박6일간 이곳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며, 생활체험·직업체험·문화체험 등 3가지 프로그램에 따라 영어와 친숙해지는 시간을 갖게 된다.

생활체험이란 말 그대로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게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체험관 건물에 공항·호텔·영화관·병원·편의점 등 마치 드라마 촬영을 위한 세트장같은 시설 28개가 만들어진다. 이를테면 외국인 강사와 학생이 각자 편의점 직원과 손님의 역할을 맡아 각 상황에 따는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학생들은 또 영어마을에 입소할 때 장래희망과 가까운 직업군 5개(과학자·미술가·음악가·방송인·건축가) 중 하나를 선택해 직업체험도 할 수 있다. 아직 세부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각 직업군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영어로 발표·토론을 하는 시간을 갖게끔 유도할 계획이라고 팔봉산업교육원측은 밝혔다.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영어마을 프로그램은 계속된다. 건물 밖에는 미국에서 볼 수 있는 도로를 만들고 어린 학생들이 몰 수 있는 전기자동차도 마련할 예정이다. 버스 정류장과 신호등도 설치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영어를 사용해 길을 묻거나 알려주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초등 5·6학년생 내년 2월부터

'인천시 영어마을'은 인천에 사는 초등학교 5·6학년생 200명을 대상으로 5박6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1년에 50기수를 선발, 최대 1만명의 학생들이 영어마을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학생 1인당 참가비는 12만원이다. 원래 42만원 정도가 들지만 인천시가 30여만원씩을 지원키로 했다. 인천시와 팔봉산업교육원은 참가비가 부담스러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정원의 일부(10% 정도)를 할애해 참가비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제1기 프로그램이 내년 2월초에 시작될 예정이며, 참가자는 오는 11월부터 모집한다. 자세한 선발기준과 요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어마을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외국인 강사 24명과 내국인 강사 22명은 올해말까지 뽑기로 했다. 외국인 강사는 교직과정을 이수한 사람, 내국인 강사는 외국 유학이나 체류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할 계획이다.

팔봉산업교육원은 "5박6일동안 영어마을에서 생활한다고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껑충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외국인과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며 "학기중에도 학생들이 수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수업의 일환으로 영어마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지역 교육청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