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속옷이야 겉옷이야?”오렌지색 홀터넥 스타일 브래지어와 안이 비치지 않는 체크무늬 슬립을 크롭트 팬츠 위에 입었더니 외출용으로 손색없는 스타일이 탄생했다.

"어머 얘, '끈' 나왔어." 티셔츠 옆으로 삐죽 삐져나온 브래지어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칠칠치 못한 여자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올 여름, 얘기가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다. 브래지어끈을 얼마나 더 예쁘고 과감하게 보여주느냐가 패션 리더의 가늠자가 돼 버렸다는 사실.

우연실 비비안 디자이너실장은 '속옷의 화려한 외출'에 대해 "노출에 대한 관대함과 올 여름 유행의 키워드인 '레이어드(겹쳐입기)'가 만나 속옷과 겉옷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년전쯤 투명 어깨끈이 등장했지만 그때는 소극적으로 표시 안 나게 하는 수준이었죠. 올해는 확실히 노출에 적극적인 것 같아요. 밋밋한 디자인보다는 수영복처럼 과감한 프린트가 찍혀 있는 제품이 훨씬 많이 팔려요." 마루 이너웨어 지혜원 팀장은 이렇게 '조신한 속옷의 종언'을 고했다.


브래지어·슬립의 과감한 외출

“몇년 전 패션의 도시 파리에 출장갔는데, 재미삼아 가져간 잠옷 아래에 레깅스를 입고 돌아 다녀왔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게 딴 나라 얘기가 아니에요.” 우연실 실장은 ‘겉옷과 속옷의 믹스앤드매치(Mix and Match)’가 올 여름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도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했다.

겉옷에 부는 미니멀(딱 달라붙게 입는) 경향과 레이어드는 속옷을 바깥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 여기에 신축성 있는 폴리우레탄 재질과 화려한 레이스는 소재와 디자인 양면에서 속옷의 활용 범위를 자유롭게 했다.

비키니처럼 화려한 디자인의 브래지어 위에 가슴선이 깊게 파인 니트를 덧입거나, 허리를 묶어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짧은 카디건을 덧입으면 해변이나 리조트에서 섹시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이때 ‘나 속옷이야’라고 대놓고 말하는 살색이나 밋밋한 민무늬 브래지어는 피할 것. 꽃무늬나 올 여름 유행 패턴인 나비 무늬, 스트라이프가 좋다. 슬립이나 가운도 원피스나 튜닉(길이가 긴 블라우스 같은 상의) 대용으로 입을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해졌다. 크롭트 팬츠를 입고 티셔츠 위에 덧입으면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겉옷 형태에 따라 어깨끈도 변화를

어깨끈 없이 목 뒤에서 묶는 홀터넥 상의에는 같은 홀터넥 스타일 브래지어로 매치하면 레이어드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끈이 두꺼울 경우에는 목 부분이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으니 색깔에 변화를 주자. 겉옷 끈과 브래지어 끈 색깔을 보색으로 매치하는 게 방법. 섹시함보다는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면 홀터넥 스타일의 어깨끈과 일반 11자형 어깨끈을 함께 착용하면 발랄해 보인다.

어깨끈 없이 상체를 감싸는 튜브톱에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의 브래지어 어깨끈을 매치시키자. 평범한 민소매 상의에는 캣츠아이나 진주, 자개 등 화려한 패션 어깨끈으로 변화를 준다. 단 화려한 끈을 쓸 때는 목걸이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대신 귀걸이 색상을 어깨끈과 맞춰 포인트를 줘보자.

패션 어깨끈 - 브래지어와 분리해서 보관해야

속옷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패션 어깨끈. 다양한 재질과 형태로 제작되고 가격도 3000~1만원선으로 부담스럽지 않아 노출 패션을 즐기지 않는 여성들도 요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실용 아이템이다. 패션 어깨끈의 올바른 관리법과 착용법을 알아보자.

메탈·큐빅으로 된 체인 형태

관리 포인트는 엉켜지지 않게 보관하는 것. 쉽게 엉켜 끊어지고 도금이 벗겨지기 때문에 일반 액세서리처럼 별도 보관함이나 주머니에 넣어두는 게 좋다. 브래지어에 끼워둔 채 두지 말고 반드시 따로 분리할 것.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 은이나 크롬 성분으로 코팅돼 있어 화학 성분이 닿으면 검게 변한다. 특히 바닷물이나 수영장물은 변색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하시길. 까맣게 변했을 때에는 은전용 세척제로 닦고, 보통 때는 부드러운 천에 물을 묻혀 닦아낸다. 세제 사용은 절대 금물. 세탁기에 넣고 돌려서도 안 된다.

신축성이 없어 몸에 달라붙지 않기 때문에 길이를 조여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상식. 많이 조이면 어깨끈이 끊어질 수 있고 피부를 짓눌러 자국을 낼 수 있다.

투명 어깨끈

피부에 무해한 실리콘 소재로 돼 있긴 하지만 공기가 통하지 않아 트러블을 초래할 수 있다. 민감성 피부는 땀이 찬 부분에 통기가 안돼 피부가 짓무르고, 심한 경우 투명 끈과 마찰로 흉터가 생기기도 한다.

투명 어깨끈을 착용한 뒤 피부가 발갛게 되는 등 부작용이 생기면 착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너무 덥거나 환기가 안 되는 곳에서는 장시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남성속옷 - 아저씨, 여름엔 트렁크 대신 '쫄사각'

혹시 남편 런닝셔츠가 너무 많이 헐렁해져 겨드랑이 틈으로 굵게 접힌 뱃살이 보이는 건 아닌지. 일상의 관성에 젖어 아내 눈에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광경이 타인의 눈에는 '민망함의 극치'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자. 여름철 남자 속옷, 각별히 신경쓰실 것! 에티켓과 직결된다.

와이셔츠 안에는 반소매 런닝셔츠

얇은 여름용 와이셔츠 안에 선명히 비치는 끈 런닝셔츠. 여름철 한국 남성들의 평균 패션 코드지만 멋쟁이들 눈에는 거슬리는 스타일이다. 사실 서양에서는 와이셔츠 안에 런닝셔츠를 입지 않는 것을 정석으로 여긴다. 하지만 후텁지근한 한국 여름 날씨에서 런닝은 필수다. 속옷을 입지 않으면 땀이 그대로 흡수돼 와이셔츠가 등에 쩍 달라 붙고, 옷감도 손상돼 누렇게 변색된다. 문제는 형태.

우연실 실장은 "속이 비치는 반팔 와이셔츠 안에 런닝셔츠를 입을 때는 반소매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속옷 윤곽이 도드라지지 않고 셔츠 겨드랑이 부분 탈색 방지용으로도 효과적이라는 것. 요즘 유행하는 '노타이 패션'에서 셔츠 사이로 드러나는 하얀 런닝셔츠는 옥의 티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단추를 풀어 입을 때는 네크라인이 V자로 파인 런닝이나, 라운드형이라도 목선이 깊게 파인 형태를 입어보자. 신축성이 있기 때문에 몸에 꼭 맞는 사이즈를 고르는 게 낫다.

사각 트렁크, 능사가 아니다

1998년 본격적으로 상륙한 사각 트렁크 팬티에 대한 한국 남자들 충성도는 대단하다. 잠옷 대용은 물론이고 실내복으로 활용하는 남성들이 적잖다. 허나 진정한 패션리더가 되려면 트렁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메트로 섹슈얼 경향으로 요즘 유행인 폭이 좁고 엉덩이 라인이 강조되는 양복 바지와 트렁크는 궁합이 맞지 않다. 둘둘 말려 올라가고 양복 위로 자국이 보인다. 여름철엔 트렁크 대신 삼각 팬티처럼 몸에 밀착되면서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드로어즈(일명 쫄사각팬티)형이 쓸모가 많다. 트렁크처럼 말려 올라가지 않으면서 삼각팬티처럼 꽉 끼지도 않아 매끈한 바지 라인을 만들어 준다.

(촬영협조=비비안, 모델=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