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 책 '빌린 돈은 갚지 마라' '합법적으로 돈 떼어먹는 방법 & 절대적으로 돈을 안 떼이는 방법' 등을 저술한 자칭 '경영컨설턴트'가 책의 내용대로 돈을 떼어먹고 달아났다가 결국 징역을 살게 됐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김상동(金尙東) 판사는 3일 자신의 책을 출판해준 출판사 사장 손모(50)씨 등으로부터 빌린 11억3000만원을 갚지 않고 외국으로 달아난 혐의로 기소된 차모(42)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거액을 빌리고도 상당 액수를 갚지 않았으며, 책까지 쓴 능력있는 저자라는 점을 내세워 6개월이라는 단기간 동안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차씨는 출판사 사장 손씨에게 "높은 이자를 쳐서 갚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고 속여 2003년 7월~12월 5차례에 걸쳐 8억원을 빌리는 등 2명으로부터 빌린 11억3000만원을 갚지 않고 중국으로 달아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2002년 9월과 2003년 5월에 출판된 차씨의 책에는 '돈을 남에게 빌려줄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사람의 돈은 떼어먹어도 된다' '갚지 않아도 될 사람이면 떼어먹어라' '시간이 흐르면 채권자도 지치게 되므로 빚을 탕감받을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차씨는 손씨 등으로부터 큰 돈을 빌리기 전에 소액을 빌린 뒤 원금과 함께 20~30%의 이자를 갚아 피해자들에게 믿음을 준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입력 2005.08.0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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