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기기도 통신기기의 발달 추세를 좇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 도청 탐·방지 기기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도청 탐지 업체 시큐리티아이시스템 김규식 사장은 도청 기술이 갈수록 교묘해져 도청 기기를 적발해내는 일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시큐리티아이시스템 등 국내 13개 업체들이 갖고 있는 도청 탐지·방지 장비는 크게 네 가지 유형이다.

①유선 전화 도청기 탐지 장비=유선 전화기 속이나 전화선의 일부 구간 또는 단자함에 설치된 도청기를 적발해내는 장비다. 전화선로상에 일정 크기의 신호전파를 쏴 준 뒤, 애초에 쏘아 준 신호전파의 양과 되돌아 온 신호전파의 양을 비교해 선로 상에 도청장치 같은 이물질(?)이 없는지 점검하는 방식이다. '퍼펙트1000' 같은 장비가 대표적이다.

②무선 도청기 탐지 장비=도청범들은 사무실처럼 밀폐된 공간의 한쪽 구석에 몰래 무선 도청기를 설치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잡아내기 위해 사무실 안에서 이 장비를 돌리면 무선 도청기가 설치됐을 경우 사무실 안에서 불법으로 떠다닐 수 밖에 없는 전파를 잡아낼 수 있다. 'CPM-700' 등의 장비가 있다.

③레이저 도청 방지 장비='SIS-5000' 등의 장비가 많이 쓰인다. 건물 밖의 도청범들이 사무실 창문의 바깥 쪽에 레이저 빔을 쏴서 사무실 안 사람의 음성 신호를 읽어내려 하는 것에 대비해, 사무실 안쪽에서 창문에다가 지속적으로 의미 없는 음성 신호를 계속 쏴주는 것이다.

④초소형 녹음기 탐지 장비=최신형 녹음기 내부에 대부분 첨단 반도체가 내장된 것에 주목, 사무실 구석구석에 전파를 쏴서 반도체가 반응하는 곳이 있으면 보안요원들이 달려가 다시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NLJD' 등의 장비가 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계산기·플러그형 등 각종 형태의 도청기(사진 왼쪽) 오른쪽은 어린이들에게 판매되고 있는 장난감형 도청기. <a href=mailto:cjkim@chosun.com><font color=#000000>/ 김창종기자</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