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한국과 이탈리아 등 '합의를 위한 단결(UFC)' 12개 회원국은 21일(현지 시각) 독자적인 안보리 개편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했다.

UFC의 결의안 제출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G4(일본·독일·브라질·인도)가 지난 6일 제출한 안보리 개혁안에 대항, 다른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독자적인 협상을 벌이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유엔 총회에 제출된 안보리 개혁안은 지난 14일의 아프리카연합(AU)건을 포함해 모두 3건으로 늘어났다.

한국과 함께 UFC안을 제출한 국가는 이탈리아·캐나다·스페인·멕시코·아르헨티나·파키스탄·터키·콜롬비아·코스타리카·산마리노·몰타 등 11개국이다. 이들 UFC는 커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모임이라는 의미에서 '커피클럽' 혹은 뜻을 같이한다고 해서 '동지클럽'(Like-minded Club)으로 불린다.

UFC 관계자는 "G4의 안보리 진출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고, 향후 있을지도 모를 타협안 작성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독자 개혁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안이 총회에서 통과되려면 191개 회원국의 3분의 2인 128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3개 결의안 중 어느 것도 3분의 2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상임이사국 진출에 필사적인 G4는 53개 회원국이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한 아프리카연합(53개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현재 G4는 영국·프랑스 등 23개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어 아프리카연합의 지지를 얻으면 안정표가 무려 80표로 늘어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G4는 상임이사국 6개국, 비상임이사국 4개국을 각각 증설, 이 가운데 아프리카에 상임이사국 2개국, 비상임이사국 1개국을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다른 국가의 반발을 감안해 신임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15년 뒤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아프리카는 신임 상임이사국이 반드시 거부권을 가져야 하고, 비상임이사국도 G4 제안보다 1개국이 더 많은 2개국이 아프리카에 배정되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 등 UFC 국가들은 상임이사국 증설에 반대하고 비상임이사국만 10여개를 늘리되 '2년 단임' 조건을 '연임 가능'으로 바꾸어 다양한 국가들을 안보리에 참여시키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G4는 아프리카와 협의를 마친 뒤 7월 내에 결의안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결의안은 G4가 표결을 요구하면 언제든지 유엔 총회에서 투표에 부쳐질 수 있다. 이에 대해 UFC는 결의안 통과를 강력하게 저지한다는 방침하에 다른 회원국들을 설득 중이다.

(뉴욕=김기훈특파원 kh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