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도소 탈옥 사흘째인 13일 경찰에 붙잡힌 탈주범 최병국(28)씨는 "교도소의 처우에 불만이 있어 탈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씨와 법무부 둘 중에 누구 말이 맞을까.

◆최씨 주장-'범털' '개털' 차별 있다

최씨는 "힘 있는 재소자나 소란 피우는 재소자의 말은 잘 들어주고 우리 같은 사람의 말은 잘 들어주지 않았다"며 교도소 내 차별대우를 지적했다. 권력·재력(財力)·완력(腕力) 등 사회에서 가졌던 힘을 배경으로 교도소 안에서도 대접받으며 생활하는 '범털'과 그렇지 못한 '개털'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또 "신학 공부를 하고 싶어 독방에 보내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했다. 자신이 '독방 배정'에서 배제된 이유가 '개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행형법은 독방 배정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재소자들도 독방을 희망한다. 하지만 교도소의 시설이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는 다른 재소자와 한방에서 잘 못 지낼 경우 독방을 배정하고 있다. 전직 경찰관·공무원 등 다른 재소자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당할 수 있는 경우에도 독방을 준다고 한다. 범털의 경우에는 '수감 전·후의 극심한 환경변화에 적응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독방을 우선 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차별대우 없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행형법에 따라 각 재소자를 평등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털과 개털과 같은 구분은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또 "최씨가 '신학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강도상해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올 1월 18일 전주교도소에 들어온 최씨는 7월 1일부터 '본인의 희망'에 따라 한식조리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고 했다. 교정시설 관계자들은 "한식조리는 실습 중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출소 후 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소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훈련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