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다코 KBS 1 밤 11시30분
도니 다코는 극히 내성적이며 ‘튀는’ 성격의 고등학생이다. 학교 당국은 물론 친구, 가족 등과도 불화를 빚기 일쑤다. 어느 날 “28일 뒤인 핼러윈에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정체불명의 토끼괴물 프랭크를 만난 후부터 도니 주변에서는 정말이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기이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1988년 미국의 10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틴 무비에 SF, 호러적 요소 등을 한데 뒤섞어 빚어낸 미스터리 영화다. 잘 짜인 플롯, 인상적인 출연진 및 캐릭터, 사운드 연출 등을 통해 지구 종말, 시간 여행, 정신 분열 등 골치 아픈 소재들을 흥미진진하게 극화했다. 특히 주인공 도니 캐릭터와 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제이크 질렌할의 음울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스티븐 스필버그(‘E.T.’)나 로버트 저메키스(‘콘택트’)의 영향이 적잖이 감지되는 이 영화는, 2000년대 초반 선보인 미국 독립 영화 중 가장 섬뜩하며 야심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450만달러의 저예산과 단 28일간의 촬영만으로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세계 여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이른바 ‘컬트 영화’로서의 인기도 대단한데, 놀랍게도 세계 최대 규모 영화전문 사이트 www.imdb.com의 ‘역대 인기작 250선’(top 250)에서도 무려 94위에 올라 있다.
강추. 원제 Donnie Darko. 감독 리처드 켈리. 2001년. 15세 이상. ★★★★(5개 만점). 선정성 1/5. 폭력성 3/5.
허무한 마음 EBS 밤 11시40분
‘철인’의 정창화 감독이 1969년 선보인 통속 액션 드라마다. 고아로 자란 건달, 기우(신성일)의 출생 비밀을 둘러싸고 사건이 펼쳐진다. 60년대 최대 스타 신성일의 매력이 단연 돋보이나, 서부극 분위기 물씬 풍기는 흑백 시네마스코프 화면구도나, 당시로선 흔치 않았을 동시 녹음에 의해 확보된 극적 리얼리티, 감독 특유의 복합적 플롯 등도 눈길을 끈다.
강추. 약 94분. 19세 이상. ★★★★. 선정성 1/5. 폭력성 3/5.
(전찬일 영화 평론가)